줄이면 더 행복해지는 것 5가지

채우며 살았던 인생, 이제는 줄이며 배우는 시간

by 한정호

친구와 통화를 하다 내가 요즘 발바닥이 후끈거리고 잠에서 깰 때마다 무겁고 해서 무서운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살이 너무 많이 쪄서 그런가 싶어 다이어트도 시작했다고. 그러자 그 친구가 자기도 그렇다며 어디선가 '갱년기'의 신호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한다.


갱년기라... 여성에게 폐경기가 갖는 의미와 전후의 차이에 대해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만큼 늙은게지. 어쩌면 이제 내 육체가 내 인생을 지탱하는 육체의 변화하고 있슴을 알려주고 경고하는 신호'라고 생각하자 거꾸로 한 켠에 안심이 다가온다.


나이를 먹을수록 뭔가를 ‘늘려야’ 행복해진다고 착각하며 살아온 것 같다. 돈, 명예, 인맥, 물건들… 하지만 요사이 부쩍 이런 생각이 든다. 진짜 행복은 ‘줄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1. 화 내는 것

예전엔 직원이 실수하면 바로 얼굴이 굳었다. 하지만 화를 내고 나면 남는 건 상처뿐이었다. 술을 마시면 감정이 격해지고 남의 잘못과 부정이 '반드시 알리고 처벌해야만 하는 것'처럼 변하곤 했었다. 그래서 인생을 몇 걸음씩 뒤로 돌리는 경험도 하였다.

가정에서도 옳지 않은 것은 혼을 내어야만 바르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 때 그 때 화를 내었었지만, 이제는 묻어둔다. 묻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아직 나는 그 단계인 듯 하다. 그렇게 묻다보면 '아 그렇게 화 낼일은 아니었구나'라고 생각도 하고 묻었던 화가 썩어 없어지기도 한다.


한 번 참으면, 두 번은 쉬워진다. 감정의 불씨를 줄일수록 관계는 편안해지고, 나 자신도 훨씬 자유로워진다.


2. 체중

요사이 술도 줄이고, 먹는 것도 줄이고 있다. 저녁 9시 이후엔 먹으려 하던 것을 꾹꾹 참기도 한다. 물론 무거워진 내 몸을 내 발과 배가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아침마다 느꼈기 때문이다. 더 좋아지게 하겠다는 차원이 아닌 내 생활과 몸의 병을 치료하겠다는 일종의 처방으로 말이다.

살을 빼겠다는 건 단지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니다. 몸이 가벼워지면 마음도 가벼워진다. 거울 속의 나를 보며 "괜찮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때, 그건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자기 관리의 시작이다.


3. 골프 필드 나가는 횟수

예전엔 주말마다 필드에 나가야 직성이 풀렸다. 점수가 안 나오더라도 한 두 샷으로 나의 재능을 칭찬하며 기대하면서. '다음 기회에'라는 복권의 글귀를 마주한 사람처럼, 다음 번에는 깨백을, 싱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무모한 자만심을 갖고.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라운드보다 연습장이 내 실력을 만든다는 걸. ‘나가는 횟수’를 줄이니 비용도 줄고, 내 생활에 그만큼의 여유가 생겼다. 아니 생활의 여유가 생겼다는 말보다는 순간 순간의 현금 때문에 찾아 온 위기를 편하게 지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일 듯 하다. 직원들에 미안한 마음도 그만큼 줄고.


4. 소유하려는 욕심

사업을 하다 보면 욕심이 끝이 없다. 매장, 직원, 브랜드, 매출… 하나라도 놓치기 싫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 ‘일의 양’이 아니라 ‘욕심의 크기’였다. 욕심을 줄이니, 지금 있는 것의 소중함이 더 잘 보였다.

아이들에 대한 욕심도 마찬가지이다.

"왜 이렇게 않하니?"

"아빠가 말한대로 했으면 지금 이런 얘기는 안 해도 되잖아!"

지금 돌아보면 아이들은 자기 생각대로 했고, 그리고 감사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내 것이 아닌 것을....'


5. 걱정

아버지, 어머니, 아이, 매장, 건강, 투자…

걱정은 매일 찾아온다.

'부모님 중 한 분이 갑자기 아프시면 어떡하지?'

'아들이 그 대학에 안 간다고 하면 어떡하지?'

'딸아이가 "저 회사가 아니면 안 가요"라고 했을 때 '저러다 만년 백수가 되면, 커피숍 알바나 하면서 살면 어떡하지?'

'요즘 발 아픈 것이 진짜 병이라도 난거면 어떡하지?'

...

그런데 90%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을 줄이니 생각이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이 다시 좋은 인연과 기회를 불러온다.


이제는 정말 늘림의 시대에서 ‘줄임의 철학’ 으로 바뀌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줄임은 비움이 아니라 정리다. 그 정리 끝에 남는 건 가벼운 몸, 평온한 마음,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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