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도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다

밑줄이 지워질수록 다시 채워지는 하루들

by 한정호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늘 할 일이 남은 사람이다


백화점에서 근무하던 시절, 선배가 이런 말을 했었다.

“일을 하려고 하면 쉴 시간이 없고,

일을 안 하려 하면 이보다 편한 직장도 없어.”

오래간만에 이 말이 떠오른다.


어제 저녁, 오랜만에 다시 내일 할 일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오늘 계획했던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밤 8시가 넘었다.


입사 초기, 나는 해야 할 일들을 노트북에 빽빽이 적어놓곤 했다. 하나를 끝낼 때마다 밑줄을 그어 지워나갔지만 끝나지 않은 항목들은 늘 남아 있었다. 거기에 새로운 과제가 또 채워지고 있었다.

그때 선임이 웃으며 말했다.

“원래 그런 거야.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은 항상 할 일이 남은 것처럼 보이고, 일 안 하는 사람은 늘 할 일이 없는 것처럼 보여.”


한동안 노트를 덮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껏 조금 게으른 여행을 다녀온 듯하다. 이제 다시 내 길을 걸어가야겠다. 어제 저녁에 계획했던 일도 다 못 끝냈는데 오늘 해야 할 일이 새로 생겨 더 많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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