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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05. 2024

베트남 반중 감정

베트남인의 자존심

 베트남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베트남이 중국의 천년 지배에 항거하고 승리를 이끌어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계실 것이다. 베트남과 중국의 관계는 마치 한반도와 중국의 관계처럼 길고도 질긴 인연을 갖고 있다. 현대사인 1979년에도 중국은 베트남을 침공하였고 성과 없이 퇴각하였다. 그 이후 1980년대 베트남의 남부에 있던 화교들의 보트피플 행렬이 줄곧 이루어졌다. 그 결과 베트남은 전 세계에서 화교가 드러내고 화교상권을 과시하지 못하는, 한국을 포함한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가 되었다. 지금도 화교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호치민시의 5군, 3군 등에 가보면 간판에 한자들이 곧 잘 보이기는 하지만 중국어를 드러내고 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베트남의 개혁개방이 가속화되면서 중국 자본의 베트남 유입은 가속화되었고, 가장 빠르게 성장한 다낭의 관광 리조트에는 많은 중국자본이 투입되었고,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2016년에는 베트남의 군사시설 바로 앞 땅을 중국인들이 모두 매입함으로써 베트남 인민들로부터 다낭시장과 군부가 중국으로부터 뇌물을 받아먹었다는 혐의를 받으며 인민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우리의 독도문제와도 같은 남중국해의 파라셀제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중국명 사사군도)와 스프래틀리제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 중국명 난사군도) 문제로 인해 대외, 정치적인 문제와 함께 반중감정이 점점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력, 군사력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과 자존심. 양국의 비교와는 상대가 안 될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중국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반중 감정과 자존심이 한국과 베트남을 스스로 강하게 하는 원동력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의 국부(國父) 호치민(胡志明·1890~1969)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베트남에 중국군을 끌어들이려는 동료 독립운동가들을 꾸짖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중국 국민당군을 진주시켜 프랑스의 베트남 재점령을 막겠다는 구상에 대해 “중국이 베트남 땅에 남는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깨닫지 못한다는 말이냐? 역사도 기억하지 못하느냐?”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지난번에 중국인이 왔을 때 그들은 1,000년을 머물렀다. 프랑스인은 외국인이다. 그들은 약하고 식민주의는 죽어가고 있다. 백인들은 아시아에서 끝장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중국인이 들어오면 그들은 결코 가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의 악취를 5년간 맡는 것이 남은 평생 중국의 분변(糞便)을 먹는 것보다는 낫다!”     [ 양정고 49회 동창회 카페 글 일부 인용 ] 


 돌아보면 베트남 인민들의 반중 감정과 자존심에 경의를 표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베트남 인민들은 중국과 중국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헤쳐 나갈까? 지켜보면서 참고해 볼 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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