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베트남 전국은 어린이 놀이터

베트남이 이쁘고 부럽고, 한편 제일 무서운 이유

by 한정호

어제 아침부터 매장에 오면 컴퓨터를 바로 키지 않고 30분씩 주위를 걸어보면서 무상으로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지에 적어 보기로 했다. 오늘 아침 컴퓨터를 키려다 어제 한 약속을 지키려 작은 노트북과 볼펜을 들고 KNG Mall 주변을 걷다 놀라운 장면을 발견하였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엄마, 아빠, 할머니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들. 아장아장 걸으며 형제, 자매와 함께 뛰어노는 아이들. 혼자서 또래 친구를 찾아 신나게 뛰어다니는 어린이들. 나는 아이들이 치일까봐 조심스레 걸으면서도 손에 모바일 화면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베트남 전국이 어린이들의 놀이터구나.’

그 순간, 베트남이 좋으면서도 조금 무섭다는 감각이 확 와닿았다. 단순히 풍경이 아니라, 사회 구조 자체가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로 가득한 거리

베트남의 인구 구조는 어린 층이 상대적으로 많다. 전체 인구 중 청년·어린이 비율이 높은 편이다.

2024년 기준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은 약 1.91명이다. 즉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가 1.91명이었다. 도시 지역(도시 전체)은 약 1.67명 정도로 낮고, 농촌 지역은 약 2.08명 수준이었다. 예를 들면 호찌민시는 약 1.3~1.4명대까지 떨어져 있다.

사실 이 수치는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출산율 2.1명보다는 낮은 수치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아이들을 어렵게 발견했던 나로서는 신기하고 이쁜 장면들이다.


이러한 인구 구조는 거리에서 마주치는 풍경과 연결된다. 놀이터, 쇼핑몰 주변, 골목길 어디에서나 어린이들과 젊은 가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결합된 결과다.

1. 문화적 요인 : 가족 중심의 문화, 자녀에 대한 기대와 책임이 여전히 강하다.

2. 경제적 요인 : 일부 직장 문화, 주거 구조가 자연스럽게 가족과 아이 중심의 생활을 만든다.

3. 사회적 안전망 차이 : 베트남에서는 집안, 이웃, 동네 공동체가 더 강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현실 — 잿빛 인구 구조

한국을 떠올려 보자. 한국은 합계 출산율이 0.72~0.78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중이다. 아이를 키우는 비용 부담은 높은데,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이 크다. 많은 젊은 부부가 ‘자녀 계획’을 미루고 미루는 상황이다.


지금 나의 현실도 그렇다. 우리 딸은 지금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만, 자식은 전혀 계획에 없다고 담담하 말하곤 한다. 이게 과연 ‘자유의지’만의 문제일까? 아니면 시스템과 사회가 만들어낸 현실일까?


이쁘지만, 그래서 더 무서운 장면

아침에 거리를 걸으며 본 그 장면은 분명 아름다웠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 무서웠다.

왜 어떤 사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고, 왜 어떤 사회는 아이들의 숫자 자체가 사라지고 있을까? 경제 발전의 속도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나 살기도 바쁜데… 자식은 무슨.’

‘자식은 무엇을 먹고 자랄까?’

‘내가 어렸을 때는 지금의 베트남보다도 못 살았는데, 그 시절 어르신들은 무슨 마음으로 우리를 낳아 키우셨을까?’


어쩌면 자식은 밥만 먹고 자라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과 희망을 먹고 자라는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세대의 엄마, 아빠들에게 그 ‘희망’이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닐까?


아이들을 사랑만으로 키울 수는 없다는 걸,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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