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G Mall에서 은행들을 보며 든 질문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은 누구를 위해 영업할까?

by 한정호

KNG Mall을 오가다 보면 유독 눈에 들어오는 공간이 있다. 2층에 위치한 신한은행 ATM과 영업 공간, 반면 1층에 자리한 VIB 은행 지점이다. 사람들의 동선에도 비교되는 모습에 관심이 갔다. 그런데 오늘 아침 두 은행의 개점 시간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하게 되었다. VIB은행 직원들은 자리에 앉아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 신한은행은 아직 문도 열지 않고 있었다.

20260113_102207.jpg KNG Mall에 입점한 한국계 신한은행과 현지 VIB 은행
20260113_080253.jpg 베트남 현지 VIB 은행 전경 (KNG Mall 1층)
20260113_080310.jpg 창구에서 업무 중인 VIB 은행 직원들
20260113_080648.jpg 한국계 신한은행 전경 (KNG Mall 2층)
20260113_080401.jpg 아직 오픈하지 않고 있는 한국계 신한은행 전경

신한은행은 영업시간이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 VIB 은행은 영업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영업시간이 한시간이나 짧다. 게다가 신한은행은 토요일 영업도 없다. 이런 생각이 든다.

‘베트남에서 영업하는 은행 치고는 너무 짧은 것 아닌가?’

‘혹시 한국계 은행들은 한국인 교포나 기업만 상대하는 구조인가?’

‘외국계 은행이지만 사실상 특정 집단을 위한 은행은 아닐까?’

신한은행과 VIB를 나란히 보며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의 공통된 목적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의 1차적 목적은 매우 명확하다. 자국 기업과 투자 자본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 인프라 구축이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계 은행들은 베트남에 진출한 자국 기업의 법인 계좌, 외환 거래, 무역금융, 주재원 급여 계좌, 투자금 송금과 회수 등의 영역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즉, 외국계 은행의 핵심 고객은 ‘베트남 시민 전체’가 아니라,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 기업과 그 종사자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왜 영업시간이 짧고 창구 수가 적은지도 설명된다.

영업시간이 짧은 이유는 ‘소극성’ 때문이 아니다. 베트남 현지 은행들은 개인 고객 중심이다. 소액 예금, 현금 거래, 대면 업무가 많다. 그래서 지점도 크고, 영업시간도 상대적으로 길다. 반면 외국계 은행은 다르다. 법인 거래 비중이 높고 자동화, 온라인 처리 비중이 크며, 현금 거래 자체가 적다.

실제로 외국계 은행 고객의 상당수는 창구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영업시간이 짧다는 것은 ‘베트남 시장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뜻이 아니라 업무 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계 은행은 교포만 상대하는 은행일까?

신한은행을 비롯한 한국계 은행들은 초기에는 분명히 한국 기업과 교포 중심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흐름은 조금 달라졌다. 베트남 현지 개인 고객 대상 소매금융 확대, 신용카드, 소비자 대출, 모바일 뱅킹 강화, 베트남 직원 비중 확대를 추진중에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베트남 현지 은행 인수와 합병을 통해, ‘외국계 은행’이 아니라, 현지화된 대형 상업은행을 지향하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의 중심축이 ‘기업·중산층 이상 고객’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베트남은 외국계 은행을 어떻게 대할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더 나온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계 은행을 보호하거나 제한할까?'이다. 답은 둘 다이다.

베트남은 금융을 전략 산업으로 본다. 그래서 외국계 은행에 대해 무제한 확장을 허용하지 않는다. 지점 수, 영업 범위에 일정한 제한을 둔다. 이는 ‘외국 기업 견제’라기보다는 국내 금융 시스템 보호에 가깝다.

동시에, 외국 자본 유치, 금융 기술 도입, 국제 신뢰도 제고라는 측면에서는 외국계 은행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베트남은 외국계 은행을 완전히 풀지도, 완전히 묶지도 않는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외국계 은행을 선택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베트남 기업과 개인들이 외국계 은행을 선택하는 이유가 있다. 국제 송금의 안정성, 외화 거래의 투명성, 상대적으로 명확한 내부 통제, 글로벌 기준에 맞춘 금융 서비스 특히 해외 거래가 잦은 기업이나 외국과 연결된 삶을 사는 사람에게 외국계 은행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이다.


그래서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KNG Mall에 자리 잡은 신한은행과 VIB 은행을 보며 느낀 이질감은, 결국 ‘배제’가 아니라 ‘역할의 차이’에서 나온다. 외국계 은행은 베트남 시민 전체를 위한 은행이 아니라 베트남이라는 시장 안에서

특정 역할을 맡은 금융 주체다.

영업시간이 짧다고 해서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니고, 토요일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시장을 가볍게 보는 것도 아니다. 다르게 설계된 은행일 뿐이다. 그리고 그 다름은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외국 자본을 받아들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명함 앞.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금 베트남 전국은 어린이 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