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카페 4장이 보여준 리테일의 진짜 차이
베트남에서 카페 사진을 몇 장 찍었다.
The Goong, Napoli Coffee, Phuc Long, 그리고 Highland.
처음엔 나도 단순하게 생각했다.
‘현지 브랜드와 국제화된 브랜드의 차이겠지.’
Phuc Long과 Highland는 전국 체인이고, Napoli와 Goong은 비교적 젊고 감성적인 로컬 브랜드니까.
그런데 사진을 한 장에 놓고 다시 보니, 이건 단순히 브랜드 국적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네 장의 사진은 사실
같은 커피숍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산업을 보여주고 있었다.
위쪽 카페 :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공간을 판다
위에 있는 두 매장, The Goong과 Napoli Coffee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야외 주도형 구조, 화려한 조명, 트리, 연등, 플래그, 시즌 장식. 입구 자체가 이미 포토존이다. 이곳에서 중요한 건, 커피 맛이 아니다. 사람들은 여기서 커피를 마시러 오기보다, 사진을 찍으러 오고, 분위기를 소비하러 온다.
밤에 더 예쁘고, SNS에 올리기 좋고, 데이트 장소로 적합하고, '어디서 마셨는지'가 중요해지는 공간.
여기서 커피는 상품이 아니라 경험을 구성하는 소품에 가깝다.
아래쪽 카페: 공간이 아니라, 커피를 판다
반면 아래쪽 두 매장, Phuc Long과 Highland는 완전히 다르다. 실내 주도형 구조, 분위기에 맞춘 조명, 카운터 중심 동선, 명확한 메뉴보드. 여긴 사진 찍으러 오는 곳이 아니라 커피를 사러 오는 곳이다. 업무 미팅, 공부, 잠깐 쉬는 시간. 사람들은 브랜드를 보고 들어오고, 맛과 가격의 안정성을 기대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분위기가 아니라 일관성, 효율성, 익숙함이다.
이 사진이 보여주는 진짜 차이
이 네 장의 사진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위쪽 카페는 ‘공간 산업’이고, 아래쪽 카페는 ‘음료 산업’이다. 같은 커피숍이지만 팔고 있는 상품이 다르다.
베트남 소비 시장이 재미있는 이유
이게 더 흥미로운 건, 이 구조가 지금 베트남 소비 시장의 두 단계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여전히 ‘기능 중심 소비’가 작동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미 ‘경험 중심 소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같은 도시, 같은 상권, 같은 커피라는 상품 안에서 소비 수준이 서로 다른 두 세계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이 사진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 있다.
저 고객들은 '지금 커피를 마시고 있는 건가?' 아니면 '공간을 소비하고 있는 건가?'
이 질문은 카페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식당도, 편의점도, 몰도,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나는 지금 상품을 팔고 있는가? 경험을 팔고 있는가?
이걸 구분하는 순간, 사업 구조도, 마케팅도, 인테리어도, 콘텐츠 방향도 전부 달라진다. 이 네 장의 카페 사진은 베트남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리테일의 본질을 보여주는 사진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 우리가 만들고 싶은 모든 사업에도 이미 답은 저 사진 안에 들어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