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베트남인들의 공통점 5가지

서로에게 적응이 빠른 이유

by 한정호

한국과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이상할 정도로 닮은 장면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언어도 다르고, 정치 체제도 다르고, 경제 수준도 다르지만, 생활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두 사회는 꽤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사람이 베트남에 적응하는 속도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 문화 충격보다는 문화 데자뷔에 가깝다.


1. 가족 중심 사회 – 개인보다 ‘우리’

한국과 베트남 모두 개인보다 가족 단위가 훨씬 중요하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 진학, 취업, 결혼, 이사, 사업까지 거의 모든 선택이 가족과 연결된다.

한국에선, “부모님이 뭐라고 하시니?”하고 베트남에선, “Ba mẹ nghĩ sao?” (부모님 생각은 어때?)라고 묻곤한다. 이 질문 하나로 두 사회의 구조가 설명된다. 서구식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질문이다. 특히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은 거의 동일하다. 노후를 개인의 문제로 보기보다, 자녀의 책임으로 보는 문화.

그래서 두 나라 모두 3대가 함께 사는 구조가 아직 자연스럽다.


2. 밥이 인간관계의 시작이다

한국인에게 “밥 먹었어?”는 인사말이고, 베트남인에게 “Ăn cơm chưa?”도 똑같은 의미다. 둘 다 음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관계의 매개다. 중요한 얘기는 밥 먹으면서, 화해도 같이 밥 먹으면서, 계약도 '식사부터 하면서'이다.

그리고 특징 하나. 둘 다 혼밥 문화가 아직 완전히 편하지 않다. 혼자 밥 먹는 사람을 보면 한국에서는 '좀 외로워 보인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베트남에서는 '친구 없나?'라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밥은 에너지 공급이 아니라 사회적 행위다.


3. 눈치 사회 – 말보다 분위기를 읽는다

한국과 베트남은 둘 다 직접 말하지 않는 문화다. 싫어도 “괜찮아요”, 불만 있어도 “알겠습니다”, 문제 있어도 “아무 문제 없어요”라는 답변이 익숙하다. 그리고 진짜 의미는 표정, 톤, 침묵에서 읽는다.

그래서 두 나라 사람은 회의에서 말을 적게 해도, 서로 분위기를 빠르게 파악한다. '말 안 했는데 알겠다' 표정만 봐도 감정 읽힌다' 침묵이 곧 메시지다. 이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서구권 사람들은 한국과 베트남을 동시에 힘들어한다. “왜 말을 안 하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


4. 교육 집착 – 자식 인생이 곧 부모 인생

한국도 그렇고 베트남도 그렇다. 부모의 인생 목표는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자식 잘 되는 것'

사교육, 학원, 과외, 유학, 영어, 수학, 코딩… 두 나라 모두 교육 산업이 비정상적으로 크다. 그리고 공통된 장면 하나. 부모는 말한다.

“우린 괜찮아. 너만 잘 되면 돼.”

이 말은 한국 부모만 하는 말이 아니다. 베트남 부모도 거의 똑같이 말한다. 교육이 개인의 성장 수단이 아니라 가문의 생존 전략이 되는 구조. 이게 두 나라가 닮은 가장 강력한 지점이다.


5. 정(情)과 tình – 계약보다 관계

한국의 ‘정’, 베트남의 ‘tình, nghĩa’ 이 두 단어는 사전에 번역이 안 된다. 정확히 영어로 옮길 수 있는 단어가 없다. 계약보다 사람, 규칙보다 관계, 시스템보다 신뢰. 그래서 두 나라 모두 '한 번 맺은 관계'를 오래 끌고 간다.

좋은 점도 있다. '정 붙으면 끝까지 간다.' '배신 잘 안 한다.' '의리 중시한다.'

나쁜 점도 있다. '정 때문에 손해 본다.' '관계 때문에 비효율 생긴다.' '일보다 감정이 앞선다.'


그럼에도 두 사회는 여전히 말한다.

“그래도 사람이 먼저지.”


서로에게 적응이 빠른 이유

한국인은 베트남에서 ‘완전히 다른 문화’에 들어온 느낌보다, ‘사투리만 다른 고향 동네’에 온 느낌을 받는다. 방식은 다르지만 정서는 거의 같다. 그래서 베트남이 한국인에게 편한 나라이고, 한국이 베트남인에게 상대적으로 친숙한 나라다.

문화는 다르지만, 사람 사는 방식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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