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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06. 2024

베트남 여자, 유부남 OK!

베트남인데 아직 여자친구 없으세요?

 베트남은 성에 정말 개방되어 있는 듯하다. 호치민 시내에서 등살이 훤히 드러난 옷을 입고 커피숍이나 식당에 자유롭게 앉아 있는 여성들을 볼 수 있다. 경범죄로 신고당할까 봐 사진을 찍지는 못하지만, 자기들끼리 또는 셀카를 찍으며 그것을 즐기고 있다. 


 조금만 아는 사이가 되면 바로 물어 온다. 베트남에 혼자 사냐고. 아직도 여자 친구가 없냐고. 결혼해 와이프와 자식들이 한국에 있다고 말해도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여기서는 여자친구가 있어도 되지 않냐고도 한다. 

 주재원 생활 당시, 상사를 모시고 베트남 한 省의 인민위원장을 만나는 자리를 수행하였다. 처음 통성명을 하고 인사치레를 하고 난 후였다. 우리에게 베트남 여자친구는 있냐고 묻는 것이었다. 옆에 앉아 있던 수행원들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는 듯했고 상사는 "아직은 없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주제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속으로 베트남에선 정말 이성 친구가 자유로운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졌다.  


 한 편 이곳에서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하고 다문화 가정을 이룬 남자분들에게서 베트남 여성들의 심한 의부증과 한국인의 외도에 대한 경계를 한다는 것을 수도 없이 들었다. 남편이 저녁에 한국 사람들을 만나 회식을 한다고 하면서 아침에 나가려고 하면 먼저 사정을 하고 가라고 했다, 외부에 나가 있으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 화상통화를 하여 상황을 체크한다는 등 수많은 이야기들을 듣은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반드시 한국 남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베트남 부부들끼리도 남편이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외에 다른 곳에 가게 된다면 와이프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하고 똑같이 중간 확인을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베트남 여성의 집착과 자기 소유욕에 강한 것에 기인한 것처럼 보인다.  


 베트남 여성과의 국제결혼 이후 이혼하고 한국에서 도망쳐 직업을 찾거나, 국적만 취득 후 베트남 남편을 만나 새로 결혼을 하는 등, 결혼 사기라고 불리는 일들도 자주 발생하여 사회 문제화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이러한 현상은 남편이 한국인이어서라고만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함께 생활하고 있는 주변의 베트남 사람들을 보면 젊은 여성이 벌써 이혼을 하여 자식을 키우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정확한 베트남의 이혼율을 찾아보는데 실패하였지만, 해마다 늘고 있고 이혼 자체가 큰 죄악이나 수치심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한 것 같다. 이혼을 한 후, 자식들은 거의 엄마가 양육권을 갖고 키우고 있는 듯하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이혼의 사유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다 걸리는 경우라고 한다. 그런데 그 바람의 범위가 외도를 하다 걸리는 것 정도가 아니라 단순 애정 메시지나 사진 주고받음 정도로도 이혼 사유로 인정된 판례 등도 있다 하니 놀라울 뿐이다. 베트남에선 여성이 판단해서 상대가 자기를 버리고 다른 사람에 마음을 두었다고 판단되고 증거만 확보되면 바로 이혼이 가능한 것이다.  

'소녀' 호치민시 미술 박물관 소장 

 우스개 소리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남성이건 여성이건 모두들 여자친구 유무를 묻고 없다 하면 '만들어야지!'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정말 性에 개방되어 있구나'라고 생각하다가도, 구속될 정도로 남자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을 보면 가정에 매우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은 모계사회이고, 여성의 파워가 강한 나라라는 점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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