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베트남 설 문화 비교

같은 뿌리, 다른 풍경 (3) 설 연휴,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by 한정호

설은 달력 위의 하루가 아니다. 한국과 베트남 모두 설은 시간이 느려지고, 사람들이 다시 관계 속으로 돌아가는 기간이다. 가족을 만나고, 조상을 기억하고, 한 해의 시작을 확인하는 시간이라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그런데 설 연휴 동안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하느냐를 들여다보면, 같은 뿌리에서 나온 명절이 꽤 다른 풍경으로 펼쳐진다.


한국의 설 : 인사와 방문의 시간

한국 설의 중심에는 '찾아가 인사한다'는 문화가 있다. 아침 차례를 마치면 본격적인 명절 일정이 시작된다.

- 세배 : 관계의 확인

어른께 절을 올리고 덕담을 듣는 세배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가족 내 질서와 세대의 연결을 확인하는 상징적인 행위다. 아이들은 세뱃돈을 기대하지만, 세배의 본뜻은 따로 있다. 몸을 낮춰 절을 올리며 새해에도 보호와 축복 속에서 살아가겠다는 의미로 한 해를 부탁드리는 상징적인 순간이다. 세대 간 역할과 관계를 다시 확인하는 의례이기도 하다.

- 친지 방문 : 이동하는 명절

설은 이동의 명절이다. 외가, 처가, 친척 집을 돌며 인사를 나눈다. 이 과정에서 명절은 가족 네트워크를 재확인하는 시간이 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회적 의례로 기능한다.

- 집 안 중심의 연휴

한국 설은 대체로 실내 가족 행사에 가깝다. 떡국 식사, 윷놀이, 가족 대화 등. 명절의 중심 무대는 ‘집’이다.

설은 집 안에서 관계를 정리하고 이어가는 시간에 가깝다.


베트남의 설 : 방문과 축제의 시간

베트남 설(Tết)은 훨씬 밖으로 열려 있는 명절이다. 집에서 조상 제사를 지낸 뒤 사람들은 거리와 공동체로 나간다.

- 새해 방문 : 축복의 순환

첫날에는 부모와 조상을, 둘째 날에는 친지와 스승을, 셋째 날에는 친구를 찾는다는 인식이 있다. 방문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새해의 운을 나누는 행위다.

여기서 한국과 세뱃돈 문화의 차이도 드러난다. 한국의 세뱃돈이 주로 윗세대에서 아랫세대로 내려가는 구조라면, 베트남의 lì xì는 축복을 나누는 상징으로 보다 유연하게 오간다. 나이나 관계에 따라 주고받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새해의 행운을 공유하는 의미가 강하다.

참조 : 베트남 세뱃돈 Lucky Money(lì xì)

- 사원 방문 : 기원의 문화

많은 사람들이 절이나 사원, 성당을 찾는다. 향을 피우고 새해 소원을 빈다. 설은 영적인 새 출발의 시간이기도 하다.

- 거리의 명절 : Tet 기간의 도시는 축제 분위기다.

꽃시장, 거리 사진 촬영, 가족 외출 등 명절 기간동안 베트남 사람들은 집 안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 공간으로 확장한다.


설 연휴를 맞는 태도의 차이

한국 설은 관계의 질서를 확인하는 시간에 가깝다. 또한 예의와 인사가 중심이 된다. 반면 베트남 설은 관계와 운을 나누는 시간에 가깝다. 방문과 축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국의 명절 풍경이 조용한 가족 중심의 흐름이라면, 베트남의 명절 풍경은 거리와 공동체까지 확장된 움직임에 가깝다.

두 나라 시민들은 모두 설을 통해 가족과 조상을 기억한다. 하지만 한국은 집 안에서 관계를 정리하고, 베트남은 밖으로 나가 관계를 확장한다. 하나는 안정과 질서의 명절, 다른 하나는 흐름과 축복의 명절에 가깝다.

그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설은 사람이 다시 사람에게 돌아가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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