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는 정말 다른 베트남의 선거 풍경

베트남 국회의원 선거는 왜 이렇게 조용할까

by 한정호

며칠 전 푸미 거리에서 조금 낯선 장면을 보았다. 붉은 게시판에 여러 장의 문서와 사진이 붙어 있었다. 처음에는 무슨 행정 공지인가 싶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국회의원 후보자 명단과 약력이었다. 베트남은 지금 국회의원 선거 기간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한국 사람의 눈으로 보면 선거 같지가 않다. 유세차도 없다. 확성기도 없다. 거리 현수막도 거의 없다. 그저 이렇게 후보자 명단이 투표소 앞에 조용히 게시판에 붙어 있을 뿐이다. 이것이 베트남의 선거 풍경이다.


2026년 베트남 국회의원 선거

베트남은 5년마다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한다. 2026년 선거는 3월 15일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이번 선거는 제16기 국회(2026~2031)를 구성하는 선거다. 이번 선거에서는 약 7천만 명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하고, 5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선거 결과는 보통 선거 후 며칠 내 발표되며, 새로운 국회는 4월 초 첫 회의를 열어 정부 주요 인사를 승인하게 된다. 베트남에서는 이 날을 흔히 '전 국민의 정치 행사'라고 표현한다.


한국과 가장 다른 점

한국의 선거는 시끄럽다. 선거가 시작되면, 유세차가 돌아다니고, 음악이 나오고, 후보자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도시 곳곳에 걸린다.

하지만 베트남의 선거는 매우 조용하다.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후보자 명단 게시판, 약력 소개, 선거 안내문 정도가 전부이다. 개인 후보자가 거리에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은 거의 보기 어렵다. 그래서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는 선거 기간인지조차 잘 느껴지지 않는다.


왜 이렇게 다른가

이 차이는 정치 제도의 구조에서 나온다. 베트남은 일당 체제 국가다. 국가의 주요 정치 방향은 베트남 공산당이 결정한다. 국회의원 후보도 조국전선(Mặt trận Tổ quốc)이라는 정치 조직을 통해 심사를 거쳐 추천된다. 그래서 선거는 한국처럼 후보자 간 경쟁 중심이라기보다, 국민이 후보 명단 중에서 대표를 선택하는 방식에 가깝다.

그래도 선거는 중요한 행사다. 베트남에서 선거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다. 정부는 이 날을 '전 국민의 정치 축제'라고 표현한다. 투표율도 매우 높다. 대부분 선거에서 90% 이상의 투표율이 나온다. 학교, 관공서, 기업들도 이 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침 일찍 투표소에 가서 투표를 하고, 그 뒤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푸미 투표소에서 느낀 것

내가 푸미 투표소(평상시에는 마을회관으로 쓰이는 곳이다)에서 본 그 게시판은 한국 사람의 눈에는 다소 낯설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장면이라고 한다. 그들에게 선거는 시끄러운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조용한 행정 절차에 가까운 일상이다. 그래서 거리도 조용하고 선거 분위기도 차분하다.


같은 선거, 다른 풍경

같은 선거지만, 한국은 열정적인 정치 경쟁의 풍경이고, 베트남은 조용한 행정 절차의 풍경이다. 베트남에서도 국회의원은 국민이 직접 투표로 선출한다. 다만 후보가 되는 과정과 선거 분위기는 한국과 많이 다르다. 그래서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화려한 선거 광고가 아니라 조용히 붙어 있는 후보 명단 게시판이다.


이 차이를 거리에서 직접 보니, 한 나라의 정치 문화가 얼마나 다른지 새삼 느끼게 된다. 푸미 거리의 붉은 게시판 앞에서 잠시 그런 생각을 했다.

'아, 여기는 베트남이구나. 사회주의 국가가 맞기는 맞구나'


푸미 투표에서 본 베트남의 선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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