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파는 아기를 싸매 안은 엄마의 미소
오늘 아침 비가 심하게 한 번 내리려나 보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는 것을 보니 말이다.
매장 앞에 나와 있는데, 20살 정도 갓 넘었을까? 가녀린 몸매에 앳되어 보이는 엄마가 아기를 싸매 안은 채로 한 손에는 복권을 쥐고 또 한 손에는 음식 봉투를 들고 내게 다가와 복권을 든 손을 내게 내민다. 복권 사라고. 그러더니 내 얼굴을 보곤 외국인인 줄 바로 알았는지 웃음을 보내곤 가던 길을 재촉해 간다.
그 미소가 잊히지 않는다.
아이를 싸매 안고 양손에는 물건을 들고 있으면서도 힘든 기색은 하나도 없는 평온한 미소를 본 것이다.
왜 힘들지 않겠는가! 이 아침에 아이를 안고 몇 장의 복권을 팔기 위해 거리를 정처 없이 걸어야 하는데 말이다. '내 아이를 한 번 보세요. 너무 귀엽고 예쁘지 않아요?'라며 아기 자랑을 하며 행복한 것일까? 그녀의 평화로움은 무엇이 만들었을까? 부럽기만 하다.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이 불면서 바닥의 먼지와 휴지들이 이리저리 휘날린다. 마치 지금의 내 마음처럼. 바람에 튀어 오르는 비닐 커피컵처럼 불쑥 화가 나기도 하고, 여기저기 찢어진 낙엽처럼 쓸모없어 보이기도 하다. 한차례 비가 내리면 이 또한 쓸려 내려갈 것이다.
그녀의 미소가 또 아른거린다. 평온과 행복은 마음 안에 있는 것을.
어머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내가 너를 나았을 때는 천하를 다 얻은 것 같았다"라고. 위로 누나들만 둘이었는데 아들이 생겼으니 말이다.
비바람과 복권을 파는 아기를 싸맨 엄마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