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정호 Jun 13. 2024

베트남 현금 정산

POS 정산, 관리자의 판단기준의 하나

 베트남에는 많은 종류의 화폐 단위가 있다. 가장 큰 화폐단위인 500,000 VND은 한화로 약 2만 5천 원 정도 하는 화폐이다. 다음으론 200,000 VND , 100,000 VND, 50,000 VND, 20,000 VND, 10,000 VND이 있고 소액 화폐로 5,000 VND, 2,000 VND 그리고 1,000 VND 짜리 지폐가 있다. 가장 작은 단위인 500 VND, 200 VND 짜리 지폐도 있지만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은행이나 대형 마트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공감 매장의 POS안 베트남 화폐들

 베트남 고객들은 프랑스의 영향 때문인지, 과시형인지 불분명하지만 1,000 VND단위의 잔돈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팁으로 주는 경향이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잔액이 부족한 경우를 대비해 사탕 등을 POS 옆에 비치해 놓았다가 1,000/2,000 VND정도 거스름 돈이 부족하면 고객에게 사탕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고객도 이런 모습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 


 매장에서 하루 종일 현금이 오가다 보면 당연히 POS의 현금 정산을 했을 때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돈치킨 매장을 관리하면서 매니저들이 매일 실시하는 현금정산이 하나의 차이도 없이 항상 ‘0’인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매니저들을 불러 놓고 상황을 설명해 주고 POS차액이 발생하지 않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고, 비정상적인 정산이 진행되는 것 같다며 그 이유를 묻자 그제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차액이 발생하면 고객들이 주는 팁에서 보충해 채워 넣는다고 답변을 하는 것이었다. ‘관리자들이 착하다고요? 자기들 팁에서 POS 차액이 생긴 부분을 채워 놓으니?’


 관리자들이 '현금을 조작한다'는 자체가 문제의 시작이다. 고객과의 현금 거래에서 발생한 차액은 1,000 VND이라도 조정 없이 그대로 보고되어야 한다. 매니저들에게 설명했다. POS에서 차액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당연한 것을 회사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건 회사의 잘못이다. 

 만약 오늘 3만 동의 Loss가 발생한 문제를 덮기 위해 자기 주머니에서 3만 동을 꺼내 놓았다고 하자. 그런데 다음 날 정산을 해 보니 1만 동이 남았다. 그럼 당신은 그 돈을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질문을 하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라도 어제 내 돈이 들어간 것을 보상받으려는 심리로 그 1만 동을 내 주머니에 넣고 싶은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상화되면 현금이나 매출이나 모든 부분이 조작될 수 있다. POS에서 LOSS가 많이 났으면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 그 금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돈치킨에서 진행되어 온 상황을 파악한 후, 오픈한 지 5년이 넘는 롯데리아 관리자를 불러 현금시재를 확인해 보니 이곳도 POS LOSS가 하나도 없는 걸 발견하였다. 한국인 관리자가 이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돈치킨과 공감 매장의 매니저들에게 진지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모두가 베트남 상황을 이해하면 POS에서 차액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차액이 생기지 않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더 이상한 일이다. 즉 현실을 그대로 파악하고 보고하는 것이 관리자의 의무이며 권리이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것 또한 관리자의 의무인 것이다.


 그 후로 관리자들은 POS 차액에 대한 불안감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한 편 이 점이 관리의 느슨함으로 변해 버리는 상황에서 발생하곤 한다. 금액이 차이가 나도 그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보고만 하고 그것으로 관리자의 업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발생하곤 했다. 그래서 가끔은 불시에 POS 정산을 해 보기도 하고, 관리자가 정산한 리스트를 다시 한번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이상유무를 확인하곤 한다. 

 어느 관리자가 며칠 일하는 모습이 나태해 보이거나 뭔가 정신이 다른 곳이 있는 것처럼 보일 때 POS 정산을 시켜 보면 많은 경우 실수가 드러나곤 한다. CCTV로도 확인할 수 없는 관리자의 비정상적인 현금 정산과 근무태도를 함께 점검할 수 있는 수단 중의 하나이다.


 현지 식당에서 아침 퍼(pho)를 먹고 출근을 하곤 하는데, 현금을 받고 정산은 반드시 주인이 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 말 안 듣는 직원, 바로 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