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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24. 2024

베트남 매장 가매출(假賣出)

욕심과 관심이 있어야 나오죠!!

 직장에서 일할 당시, 매일 아침 팀 매출목표를 보고하고, 그날의 매출 실적이 목표에 다다르지 않는 경우, 저녁 식사 때 즘이 되면, 점장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거나, 심지어 점장실로 불려 가 질책과 더불어 대책을 내놓으라는 주문을 받곤 했었다. 목표치에 다다르지 못하면 퇴근도 못하고, 부진 원인과 대책을 만들어 보고를 하여야 했다. 그날의 목표치에 가까우면 미치지 못하는 금액만큼을 내 카드로 우선 결재 매출목표를 달성하고 다음 날이나 며칠 후에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위 '가매출'이다. 

 회사단위나 부서 단위의 '가매출'이 아니므로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허위실적 보고이다. 내 돈으로 그걸 막을 여력도, 엄두도 나지 않아 그 금액도 크지 않아, 회사나 나 자신에 금전적 손해나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저 그날 그날,  지금도 생각하면, 자존심 상하고, 수치스러운 시간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 같다. 

 

 다음 국어사전에 따르면, 가매출이란? "매출을 부풀리기 위해 거짓으로 매출을 꾸미는 일. 상품의 거래 없이 전산상으로만 매출을 만들어 그에 따른 수수료의 일부를 취득하는 불공정 행위를 말한다"라고 한다. 

 

 베트남에서 돈치킨, 공감, 행차 매장을 운영하면서 지금껏 매니저들에게 월 매출목표를 같이 설정하고 공유한 후, 달성시에는 목표 달성 축하금과 초과 매출분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한 때 월급보다 인센티브가 많은 경우도 있었다.  

행차 매장에서 축구경기를 보시면서 식사를 하는 고객분들

 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행차 매장의 실적이 매출 목표에 꾸준히 달성하고 있었는데, 30일에 갑자기 매출이 뚝 떨어져 월 매출목표에 조금 부족하였다. 저녁 8시 즈음 매출을 확인하니 약 200만 동 정도가 부족했다. 그래도 한 달 내내 열심히 목표를 위해 모두를 애써왔다는 생각에 일부러 공감의 일정 매출을 행차 매출로 옮겨 주었다. 그리고 일부러 메뉴 하나를 주문하여 매출을 발생시켜 주고 돌아왔다. 9시가 지나 매장으로 가니 손님들이 있었다. 관리만 하면 충분이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듯했다. 그런데 매장을 둘러보니 매니저가 없다. 오늘 퇴근시간이 8시인데 내가 갔다 오고 난 다음 바로 퇴근을 해버린 것이다. 물론 직원들은 있으니 매니저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퇴근까지 매장에 있다가 실적을 확인하고 모자란 만큼 매출을 찍어주고 왔을 것이다. 이 번엔 바로 숙소로 들어왔다. 조금 후 매출 보고를 받고 보니 18만 동이 모자라 목표 달성을 하지 못했다. 실적 99.9% 


 매출 목표만 달성해도 바로 200만 동이 목표달성 축하금으로 나오는데....

 18만 동어치 내가 사 먹고 지불을 해도 188만 동이 현금으로 남는 것인데... 


 일부러 목표달성을 위해 100만 동을 만들어 주기까지 했는데 매니저는 정직한 것인지, 관심이 없는 것인지... 그렇게 그 달은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번 달에는 일부러라도 급여 말고는 더 주고 싶지 않다. 


 매출 목표만 달성해도 바로 200만 동이 목표달성 축하금으로 나오는데.... 18만 동어치 내가 사 먹고 지불을 해도 188만 동이 현금으로 남는 것인데... 이런 내용을 설명해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 매출 얼마되지도 않은 금액인데 왜 달성하도록 맞추지 못했냐고 할 수도 없고. 그저 마음이 씁쓸하다. 

 

 책임감과 관심이 조금만 더 있으면 해낼 수 있는 것을. 베트남 사람들의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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