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은 스스로 불러오는 것
아침 눈을 뜨는데 가려운 느낌이 있어 거울을 보니 벌겋게 충혈되고 눈가가 부어 있다. 요사이 몸도 안 좋고 어려운 문제들이 한꺼번에 내게 달려드는 듯했다. 피로한 것이려니 하고 침대에 다시 누으려다 이부자리를 개고 매장으로 향했다. 문득 오늘 사회보험 기관 방문도 예정되어 있어 어떻게 대처할 지도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매장 문을 열고, 오는 길에 약국에서 사 온 안약을 넣고 노트북을 켜는데 매장 바닥이 보인다. 고기 기름때인지 시커먼 바닥이 나를 충동했다.
'고객이라면 먼저 보셨을 텐데...' '현재 자금이 어려워서...'라며 핑계만 대고 있고 있었다.
ㅂ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왜 머뭇거리나 언제 직원 시키고 언제 청소를 마치겠나!'라는 생각에 세정제를 들고 와 무작정 바닥에 뿌려 놓았다. 바닥을 닦기 시작하니 일이 커져 버렸다.
거품이 부글부글. 한쪽을 닦고 나니 여기저기 기름때가 나를 보고 놀린다.
'여기도 있는데...' '나도 있는데...'
기름때이니 뜨거운 물이 좋겠다 싶어 커피포트에게도 지원을 요청했다. 뜨거운 물은 여기저기 뿌려졌고, 의자들은 뜨거운 물이 무섭다고 테이블로 올려 달라고 애원한다. 몇몇 의자들만 골라 오려 주었더니 나머지들이 또 아우성이다. 결국 모두 테이블로 올려 주었다. 세제와 뜨거운 물로 기름때와 바닥을 겨우 떨어뜨려 놓으니 이제 기름때 물이 매장에서 나가지 않으려고 요리로 저리로 이동해 다니며 골탕을 먹인다. 테이블 다리에 바싹 달라붙어 쫓겨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했지만 오늘은 이별은 선언한 날. 양동이 물은 기름때 거품의 엉덩이를 야무지게 때려 매장밖으로 쫓아내 주었다.
저 한쪽 구석에서 빼꼼 나를 쳐다보는 기름때 녀석들에게 "오늘 너희는 운 좋은 줄 알아라! 다음엔 너희 차례다"라고 눈짓을 지니 살았다는 표정으로 긴장을 푼다.
녀석들과 한바탕 하고 나니 내 마음속 무언가도 일부가 쓸려나간 것 같다.
그때였다. '땡강' zalo 메시지가 들어왔다. 항상 오는 단체방의 메시지려니 생각했는데 문서가 보여 내용을 확인하였다. 아웃소싱으로 회계 및 세무업무를 봐주는 회계사로부터의 메시지이다. 오늘 사회보험 기관에는 안 가도 될 것 같다. 자기가 직원과 통화하였고, 이번 주까지만 납부를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분명 우리 매니저가 회계사에 도움을 요청해 진행된 결과일 것이다. 너무나 고마운 사람들과 소식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도움을 요청한 매니저, 그 요청을 성실히 이행해 준 회계사, 상황을 이해해 주는 배려해 준 기관 관계자. 너무 감사할 사람들이다.
직원의 아들이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도 했는데.... 어제저녁에 문득 회사의 보험금 미납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엄습했는데.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결과인 것이다.
가끔 이런 경험을 하는 것 같다. 지치고 힘들 때 일부러 움직이고 마음을 다잡으면, 예상하지 못한 행운과 행복이 찾아오는 경험들.
물론 내 주변에 항상 행복과 행운이 함께 하고 있는데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행복들과 감사할 것들을 찾기 위해 내 마음, 행동부터 추슬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