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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l 06. 2024

옛날 어머니의 식사

어머니의 부뚜막 식사를 떠올리는 그림

 주방장이 주방에 쭈그려 앉아 원재료 깡통 위에 밥 한 그릇을 놓고 먹고 있었다. 밥사발에 몇 가지 반찬을 몰아넣고 한 끼를 때우는 것이다. 

 그리 급한 일도 없는데...

 반찬도 제대로 놓고 테이블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데...


 옛날 우리네 어머님의 모습이 떠올라 셔터를 눌렀다. 핸드폰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지금이라는 것을 알려줄 뿐, 옛 어머니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주방 한구석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주방장
부뚜막 [ 카페 진달래 교회 사진 인용 ]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난다. 

 시골 할머니의 집에는 아직도 부뚜막이 하나 있다. 부뚜막 옆에서 웅크려 앉아 식사를 하는 옛날 어머니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릴 적 나의 어머니도 혼자 한 구석에 앉아 식사를 하시곤 했다. 반찬도 변변치 않게, 가족들이 남긴 반찬들을 한 그릇에 슬어 담은 채로. 그것은 가족들의 삶의 스트레스들 일지도 모른다. 그 스트레스 모두를 어머니 혼자 떠안아 드시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가족에겐 무슨 죄를 지은 양, 구석에서 미안한 듯 식사를 하시곤 했다. 


 80이 훌쩍 넘으신 나의 어머니. 

 요사이 아버님이 밥상을 차리시기도 하고, 설거지도 해 주시곤 한다. 

 세상은 변했지만 어머니의 마음이야.


 주방장도 한 가족의 어머니이니

 그렇게 애처롭게 보이고 어머니 생각이 나게 한다. 

 왜 어머니들은 저렇게 식사를 하실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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