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정호 Sep 08. 2024

한적하고 평화로운 주말 오후

베트남 작은 도시의 평화로운 주말 모습

 베트남은 아직 모든 기업에 대한 주 5일제가 법제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공장들과 영업 매장들은 주 6주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현지인들에겐 일주일 중 일요일 단 하루가 푹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오후 5시경 숙소 정리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구름에 얼굴을 가린 태양 덕분에 모든 땅은 그늘이 되었고, 선선한 바람에 마치 가을 어느 아침처럼 상쾌한 느낌마저 든다. 


 숙소를 나오자 저쪽 골목에서 웃통을 반쯤 열어젖힌 아버지를 따라 엄마와 아이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커다란 개를 끌고 산책을 나온 아저씨의 모습도 보인다. 저 한 곳에선 집 앞의 쓰레기들과 낙엽들을 태우는 부부의 모습도 보인다. 

가족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쓰레기와 낙엽을 태우는 아저씨 웃통은 훌러덩
개와 산책을 나온 아저씨
오픈 카페에서 통화를 하면서 쉬고 있는 아가씨

 큰길 쪽에 이르자 파티를 다녀온 가족인 듯, 아이들의 손에 풍선들이 한 묶음씩 들려있고 모두들 행복한 모습이다. 

파티를 마치고 귀가하는 가족 모습

 사진을 찍는 소리가 들리자, 처음 나를 노려 본 아저씨는 내가 외국인인 것을 눈치채었는지 다가와 마치 어린아이가 영어회화 공부를 하려는 듯 이것저것을 묻는다.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여긴 여행 왔어요?" "무슨 사업을 하나요?" " 몇 살이에요?"...  학생의 질문에 대답하는 학생처럼 간단하게 답변을 하곤 웃으면 발길을 옮겼다. 

가판에서 치킨세트를 주문하는 연인들

 Five Star라는 CP그룹에서 운영하는 치킨 체인점인데 이렇게 가판 운영도 허가를 하는가 보다. 오토바이를 타다 허기진 연인들이 치킨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맨발의 꼬마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매장에 다가오는데 길가에서 여자 아이들끼리 놀고 있었는데 오빠로 보이는 소년이 다가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무엇 때문에 싸우는 것인지는 몰라도 오빠의 손가락질에 바로 삿대질을 하며 대드는 꼬마 소녀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옛 날 동네 골목에서 아이들과 뛰어놀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우린 맨발은 아니었는데... 

좌판에 집에서 키운 작물을 널어놓고 파는 아주머니

 도로 한편에선 오늘도 근무 중인 아주머니가 있었다. 집에서 직접 키운 달걀과 야채들을 좌판에 널어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요일 오후여서 인지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적한 모습이 조금은 애석하다. 


 그렇게 베트남 작은 도시의 휴일 오후를 만끽하며 일터인 매장에 도착했다. 므흣한 오후이다. 

작가의 이전글 걸음마 시작하는 마음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