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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Oct 08. 2024

한글날 알아본 베트남 문자

베트남의 실용적인 표준 자국어 문자 꿕 응으 (Quốc Ngữ)

 내일은 한글날이다. 한국 사람들이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유산 1위가 '한글', 그리고 가장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 1위는 '세종대왕'이라는 것에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위해 고안한 문자라는 점에서, 그 창제의 목적이 뚜렷하고, 백성을 위한다는 의의 또한 남다르다. 1443년에 창제한 문자로, 매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자음과 모음이 결합하여 음절을 이루는 방식인데, 자음은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이며, 모음은 음양오행의 철학적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천(하늘), 지(땅), 인(사람)을 표현한다. 한글의 독창성은 세계의 많은 문자들 중에서도 언어의 음운(발음)을 기반으로 한 음소 문자로서의 우수함을 인정받고 있으며, 문맹률을 크게 낮출 수 있는 문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어도 동남아시아의 주요 언어 중 하나로, 오랜 역사와 독특한 발전 과정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어의 기원을 살펴보면, 베트남어는 오스트로아시아어족(Austroasiatic languages)에 속하는 언어로써, 이 어족은 베트남어뿐만 아니라 크메르어(캄보디아), 몬어(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의 언어들도 포함한다. 베트남어는 이 어족 중에서도 몬-크메르어파(Mon-Khmer branch)에 속하며, 초기 베트남어는 오랜 세월 동안 남부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사용되던 원시 오스트로아시아 언어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어의 발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중국의 한자 문화가 유입되던 시기이다. 베트남은 기원전 111년부터 약 천 년 동안 중국의 지배를 받았고, 이 시기에 한자(漢字)가 베트남에 들어왔다. 중국의 지배 기간 동안 한자 문화가 깊이 스며들었으며, 많은 한자어가 베트남어 어휘에 포함되었다. 이를 한월어(漢越語)라고 부르며, 베트남어의 약 60%가 한자에서 기원한 단어이다. 특히 학문적 용어나 관료적인 용어들은 한자에서 파생된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는 한문이 공식적인 기록과 문서의 언어로 사용되었고, 베트남의 지식인 계층은 주로 한문을 통해 학문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일상적인 구어체는 베트남어로 유지되었다.


 중국의 영향 속에서도 베트남인들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문자 체계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쯔놈(Chữ Nôm)이라 하며, 한자를 기반으로 베트남어를 표기할 수 있는 고유한 문자 시스템을 만들었다. 쯔놈은 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주로 사용되었으며, 시나 문학 작품을 기록하는 데 자주 쓰였다. 베트남어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기존 한자에 새로운 기호를 붙여 사용하거나, 한자를 변형한 형태를 사용했지만, 문법이나 구조는 중국어와 다른 베트남어 문법에 맞추어 사용하였다.


 19세기에 들어서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 지배하면서 베트남어의 표기 체계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프랑스 선교사들은 베트남어를 알파벳으로 표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고, 이 로마자 표기법을 꿕응으(Quốc Ngữ)라고 부른다. 알렉상드르 드 로드(Alexandre de Rhodes)라는 프랑스 선교사가 중심이 되어 베트남어를 로마자로 표기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 현재 베트남어 표기의 기반이 된 것이다. 

 꿕응으는 처음에는 종교 활동을 위해 사용되었으나, 나중에는 프랑스 식민 통치 하에서 교육과 행정 체계에 공식적으로 도입되었고, 점차 베트남 전역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이 표기법은 베트남어의 6성조와 발음을 비교적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오늘날까지도 꿕응으는 베트남어를 표기하는 공식적인 문자로 자리 잡게 되었다.


 베트남은 1945년 독립을 선언한 이후, 꿕응으가 베트남어의 공식 표기법으로 자리 잡으면서 현대 베트남어는 로마자로 표기되는 독특한 형태를 유지하게 되었다. 오늘날 베트남어는 베트남의 공용어로 약 9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6개의 성조로 이루어진 독특한 음운 체계를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베트남어는 오스트로아시아어족에 속하는 언어로, 중국의 지배 기간 동안 한자의 영향을 받았고, 이후 쯔놈과 꿕응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로마자 표기법인 꿕응으가 도입되면서 베트남어는 현대적인 모습으로 발전하게 것이다. 즉, 베트남어는 다양한 외부 영향과 고유의 변천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의 독특한 언어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반면 문자에 있어서는 '한글'의 위상과는 차이가 뚜렷하다. 

 

 현재 베트남이 사용하고 있는 꿕응으(Quốc Ngữ)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도입된 문자라는 점에서 베트남 사람들 중 일부는 이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꿕응으가 베트남어를 기록하는 공식적인 문자로 자리잡기 전까지 쯔놈(Chữ Nôm)이라는 전통적인 베트남 고유의 문자 체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쯔놈은 베트남의 전통적인 문자로, 한자를 기반으로 베트남어를 표기한 문자였습니다. 중국의 한자 문자를 변형하거나 새롭게 만들어 베트남어 발음을 나타냈는데, 복잡한 문법과 글자의 형태 때문에 읽고 쓰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쯔놈은 주로 시나 문학 작품에서 사용되었으며, 일상생활에서는 널리 쓰이지 않았다.


 그러한 이유로 이후 꿕응으가 결국 현대 베트남어의 표준 표기법으로 자리 잡았고, 현재는 베트남 전역에서 교육, 행정, 문화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꿕응으는 로마자 기반의 표기법으로, 프랑스 선교사 알렉상드르 드 로드(Alexandre de Rhodes)에 의해 체계화되었다. 그가 중심이 되어 프랑스 식민지 시기 동안 베트남에 도입된 이 문자 체계는 기존의 쯔놈보다 훨씬 배우기 쉽고, 대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베트남 사람들의 꿕응으에 대한 생각은 복합적이다. 일부 베트남 사람들은 꿕응으가 프랑스 식민지 시기에 도입되었다는 점 때문에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베트남이 오랫동안 중국과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다는 역사적 맥락에서, 꿕응으가 외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자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은 꿕응으가 배우기 쉽고, 현대 사회에서 실용적으로 잘 작동하기 때문에 자부심과 실용성을 혼합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꿕응으는 쯔놈에 비해 훨씬 간편하고 효과적인 표기 체계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교육과 문맹 퇴치에도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베트남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꿕응으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도구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베트남어는 베트남 민족이 수천 년 동안 사용해 온 고유의 언어로, 그 기원과 발전 과정에서 외부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인 언어적 정체성을 유지해 온 것이며, 문자는 고유문자가 있지만 실용성과 효용성을 채택한 '실용적인 표준 자국어 문자'를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한글날은 1945년부터 기념되었으며, 2012년부터는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대한민국의 공휴일중에서 가장 충분한 가치가 있는 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조금의 시간을 내어서라도 한글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그 가치를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훈민정음 해례본 서문

                                       나라의 말이 중국과는 달라,

                                       문자와는 서로 맞지 아니함으로

                                       이런 까닭으로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느니라

                                       내 이를 위하여 가엽게 여겨

                                       스물 여덟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마다 사용함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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