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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Oct 25. 2024

베트남의 아침

3세대 가족의 하루 시작

 베트남의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아침이 매우 이른 시간에 시작된다.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집안의 경우, 보통 5시경에 집안이 서서히 깨어난다. 이때 할아버지와 할머니 같은 노년층은 가장 먼저 일어나 조용히 집안을 둘러보거나, 사찰이나 성당에 가서 기도를 올리기도 한다. 불교 신앙이 깊은 집안이라면, 아침에 사원이나 집안에서 간단한 예불을 드리는 경우도 흔하다.

이른 아침 성당에서 기도를 드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가톨릭 신도들

 중년층, 즉 부모 세대는 5시 30분쯤 기상해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베트남의 아침은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식사가 주를 이룹니다. '포(Phở)'와 같은 쌀국수나 '반미(Bánh mì)'와 같은 샌드위치가 일반적이며, 집에서 준비하지 않을 경우 근처의 노점이나 시장에서 사 오기도 합니다. 집에서 아침식사를 만들어 먹는 경우에는 짜오(Cháo)'라는 쌀죽이나 '반꾸온(Bánh cuốn)' 같은 간단한 쌀 요리는 만들 수 먹기도 한다. 이 시간에 부모들은 주로 자녀들이 등교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고, 가사를 정리하면서 가족의 하루를 준비한다. 

간단히 쌀국수로 아침을 해결하는 시민들
짜우(죽)와 반 꾸온 

 자녀들은 보통 6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일어난다. 학교가 7시 30분쯤 시작되기 때문에 그전에 등교할 준비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것이 아침의 주요 일과 중 하나이다. 아침에 일찍 문을 여는 학교와 유치원 덕분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빠르게 등교시킨 후, 출근 준비를 할 수 있다.

베트남 학교의 월요일 조회 모습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치는 베트남 가정에서는 아침 식사 후, 각자가 출근하거나 등교하는 모습이 전형적이다. 도로 위에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분주히 움직이며, 길거리 음식점과 시장은 손님들로 북적이다. 특히 농업에 종사한다면, 아침 해가 뜨기 전부터 농사일을 시작해 기온이 낮을 때 일을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아침을 일찍 시작한 사람들은 회사에 출근하기 전 거리의 커피숍에 앉아 모닝커피 한 잔을 하는 여유도 즐기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출근 전 한 잔의 커피로 여유를 즐기는 모습

 베트남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해 아침 시간에 집중적으로 활동하며, 정오쯤엔 짧은 휴식 시간을 갖고 오후에 다시 업무나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3세대가 함께 사는 베트남 가정의 아침은 매우 체계적이고, 빠르게 흘러가는 특징이 있다.


 활기찬 베트남의 아침과 활력 있고 생기 있는 한국의 저녁 삶을 모두 살려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베트남의 아침은 볼 수록 활기차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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