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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l 06. 2024

핑크북? 부동산 관리 신호탄

베트남 부동산 거래의 위험성

 수년간 연락이 없던 직장 후배에게서 카톡이 왔다. 베트남에 가족여행을 오는데 식사라도 한 번 하자는 한다. 호찌민까지 왔다 갔다 하려면 하루를 소비해야 하지만, 그래도 먼 곳에서 찾아오는 이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점심 약속을 잡았다.

 호찌민에서 점심을 하려면 10시 정도에는 출발해야 한다. 9시 30분 정도가 되어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메시지가 날아왔다. “형님 여기 만나기로 한 사람이 늦게 와서 아직 출발하지 않았으면 조금 기다려 주세요” 30분이 지나, 다시 메시지가 와서 늦어질 것 같다며 점심을 같이 못 할 것 같다고 한다. 무슨 미팅이냐고 물으니 빈증에 아파트를 한 채 구입했는데 이 번에 핑크북을 신청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을 대행해 주는 베트남 직원이 오지 않고 시간만 지체되고 있다고 한다. 

핑크북 : 베트남 부동산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증서

 우선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근무하던 친구가 어떻게 빈증성에 있는 아파트를 분양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호찌민에서 근무할 당시,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구입을 했다고 한다. 현재 약 2년간 임차인도 없는 상태이고, 가격도 떨어져 분양가만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을 하였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다. 법적으로 땅과 건물의 소유가 분리되어 있고, 땅은 아직까지도 국가의 소유이고 임대만 가능한 상태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정부는 현재 베트남 현지인에게는 레드북을 발급해 주고, 외국인에게는 신축 아파트의 일정 한도 내에서 아파트 구입 및 등록을 허가하고 핑크북을 발급해 주고 있다. 핑크북을 발급받은 아파트는 레드북을 받은 아파트와 차별화된다. 즉 외국인이 산 아파트는 이후 재매각을 할 때 외국인에게만 판매가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후배는 중개인이 지금 핑크북을 받아야만 판매가 가능하다고 하면서 등록을 권유하여 그 수속을 하려 왔다며, 유튜브의 한 기사를 forwarding 해 주었다. ‘베트남 투자 외국인 진퇴양난, 핑크북 없이 거래불가. 베트남 공산당 뒤통수 역시 최고!’라는 제목의 스토리였다. 솔직히 그 글을 읽으면서 기사에 믿음이 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레드북 핑크북에 대한 정확한 법적 변동사항이나, 외국인 부동산 투자 변경에 대한 정확한 기술 없이 베트남 공산당이 사기를 쳤고 자기 컨설팅을 이용하면 문제없이 해결해 주겠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베트남에서 부동산 정책은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외국인에 부동산 구매가 허가된 것은 그 정책이 변한 것이 아니고 원래 더 심했던 것인데 개혁개방 이후 조금씩 완화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베트남 당국이 핑크북 발급을 재촉하고 있는 이유가 드러났다. 외국인의 투자자 정보를 확인하고, 세무국과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매입 자금에 대한 출처가 드러날 것이고, 이를 통해 불법 외화 반입 등에 대한 조사와 과세가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정보 수집을 위하여 내년 또는 내후년까지 외국인간 아파트의 거래도 정지된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실거주용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 때도 자금을 정확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베트남 당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부동산 정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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