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음식, 경관이 만들어 준 행복
한국분들이 설연휴를 맞아 한국으로 거의 들어가신 듯하다. 여기 계시는 한국분들을 위해 하루만 쉬려고 했는데... 설 전날부터 매장이 조용하다. 매니저와 주방장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인지, 가족들과 하루 더 쉬고 싶어서 인지 이틀간 쉬자고 한다. (사실 법정공휴일 정규직이 근무를 하면 3배의 일급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3일을 근무하면 12일간의 근무일수를 인정해 주는 것과 같다). 첫날은 호찌민 종교시설과 역사박물관 탐방을 진행하였고, 둘째 날은 붕따우 종교시설과 명소를 방문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필드를 가자는 제안이 있어, 계획을 포기하고 사람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바다를 끼고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즐거움과는 별도로 내겐 역시 다른 클럽보다 어렵다. 유튜브 골프 강의에서 왼발이 높은 경우/낮은 경우, 공이 발보다 높은 경우, 낮은 경우 등에 따른 교육을 하는 것들을 모두 경험하면서 쳐야 하는 곳이다. 결과는 참담했다. 그래도 행복했다.
형님은 붕따우에 처갓집이 있다. 온 김에 맛있는 피자와 스테이크 매장을 소개해 줄 테니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바닷가를 한 번 둘러본 후 돌아가라고 제안을 하신다.
일몰을 보면 황홀하다는 형님의 말씀을 믿고 기다렸는데 아쉽게도 저 수평선 위에 구름들이 하루에 너무 많은 행복을 한꺼번에 만끽하는 것을 시샘하는지 하늘을 가려 그 광경을 보지 못했다. 아쉬움이야 있지만 맛있는 피자와 스테이크 그리고 시원한 생맥주, 무엇보다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붕따우 바닷가를 걷자니 일몰이 되어 세상이 어두워 지고 있었다. 따가운 햇살을 피하던 사람들이 모두 거리로 나오는 듯하다.
행복감을 만끽하던 형님이 붕따우의 제대로 된 야경을 보여 준다며 스카이라운지가 있는 호텔을 소개해 준다 하시며 앞으로 돌진한다.
외부 간판을 보면서 '보통 호텔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호텔과 서비스 아파트를 함께 운영하는 듯하다. 곧장 스카이라운지로 향했다.
19층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행복한 모습으로 쉬고 있는 어느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생각났다. 한 번 꼭 데리고 와서 보여주면 좋을 텐데...
좋은 사람들과 푸른 필드에서 운동하고, 특별한 음식과 경관을 함께 하고, 평화롭고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한 꽉 찬 하루였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가졌는데 가족들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