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심하다'는 생각 버리고, 마음 편하시겠다는 말씀
꽃보다 아름다우신 우리 엄마.
숙소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부치려 하는데 카톡 메시지가 땡강 든다. 메시지를 열어보니 작은 누님에게서 온 메시지이다.
"호야, 오늘 엄마 생신이다"
'앗!' 버뜩 일어나 스케줄 달력을 보니 어머님 생신(음력 1/9)이 적혀 있다. 깜박한 것이다.
바로 전화를 드렸다.
"엄마, 저예요. 생신 축하드려요. 깜박했네요. 달력을 보았어야 했는데..." 쓸데 없는 변명을 하면서 어머니 생신을 축하드렸다. 눈이 많이 내려 누님들도 오늘 가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날씨 얘기를 하면서 잘못을 감추려 애를 썼다.
어머님이 먼저 말씀을 하신다. 오늘 가족들 다 전화왔는데 너만 안오고 있어서 '정호가 까먹었나 싶어 누나한테 다시 전화해서 "정호 전화 안 왔다"고 말해주라고 했다고 하신다. 그러시면서 덧붙이신다. 깜박 할 수도 있는 것을, 괜히 기다리고 있다가 하루 지나 '이 꽤심한 놈, 전화도 안 하고...'라며 속 상하는 것 보다 연락해서 전화받고 축하받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것 같아 그렇게 하셨다고.
꽃보다 마음이 더 예쁘고 아름다우신 어머니다.
베트남 설 연휴기간 펼쳐진 꽃 잔치를 보면서 어머니가 떠오르고 그리웠는데 막상 생신을 놓치다니.... 할 말이 없다.
머쓱하게 "엄마 올 해도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라고 짧게 말씀드리고 전화를 마쳤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맑고 건강하신 듯 하여 다행이다. 년초에 가족들의 생일들이 많다. 스케줄 달력을 좀 주의깊게 살펴야 할 때이다. 어머님 뵙고 싶다. 못난 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