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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60세 이전 급사 사례

주요 원인과 배경

by 한정호

얼마전 KNG Mall에서 근무하시던 지인 한 분이 갑자기 운명을 달리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현지 집에 조문을 갖다 온 적이 있다. 환갑 잔치도 하지 않은 나이에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놀라 하면서도 베트남에서 이런 경험을 자주 한 기억이 떠올랐다. 젊은 직원의 아내도 암으로 30대 후반에 사망했고, 가족 중의 누군가 돌아가셔서 고향에 갔다온다는 직원들의 말을 들어 보아도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을 보고 놀라곤 했다. 원인이 교통사고가 아니여서 더욱 그렇다.

실제 베트남에서 생활하다 보면 50~60세 이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또는 평소에 안면이 있는 사람이 몇 년만에 만났을 때 갖바기 너무 늙어 보이고 소위 '팍삭 삮았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들도 빈번하다. 주변 지인, 직원, 거래처 사람들까지 생각보다 젊은 나이에 병으로 사망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며, 배경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을까?


■ 베트남의 주요 질병 원인과 통계

1. 심혈관 질환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매년 약 20만 명 이상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다. 전체 사망 원인의 약 33%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고혈압 유병률은 성인 기준 21%, 하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이 본인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이다.


2. 간 질환 (B형 간염 포함)

베트남은 B형 간염 고위험 국가로 분류된다. 인구의 약 10~20%가 만성 B형 간염 보유자라고 한다(한국은 약 3% 수준). 간암 사망률은 세계 상위권이며, 베트남 전체 암 사망의 2위가 간암이다.


3. 당뇨병과 고혈압

당뇨병 유병률은 6~7%로 보고되는데, 최근 급증하고 있다. 40대 이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고, 역시 방치 사례가 많다.


4. 호흡기 질환

WHO(세계보건기구)는 베트남 대기오염을 '위험 수준'으로 평가, 분류하고 있다. 특히 하노이, 호치민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 권고 기준을 2~3배 초과하는 날이 많다. 오토바이 매연과 공사장 먼지가 주범이다.


■ B형 간염, 전염성과 주의사항

B형 간염은 전염성이 있는 질환이다. 혈액, 체액(침, 정액 등)을 통해 감염되며, 다음과 같은 경로로 퍼질 수 있다. 감염자의 혈액이 묻은 도구(면도기, 칫솔 등) 공유하거나,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의 피부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또한 성관계와 출산을 통한 모자 감염도 발생한다.

단, 음식, 물, 술잔 돌리기 등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한다. 침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말도 있지만, 일상적인 회식 자리에서 술잔을 주고받는 정도로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은 술자리 문화가 굉장히 활발하고, B형 간염 감염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서 다음은 고려할 만하다.

우선 본인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보통 출생 시 예방접종을 하지만, 오래되었다면 항체 검사를 통해 항체 여부를 체크하는 게 좋겠다.

만약 손에 상처가 있거나 입안에 출혈이 있다면 외부 식당에서의 식기나 술잔 등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출장이나 친분이 깊어진 현지인과 같이 생활할 경우,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절대로 공유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핟다.

또한 의심되는 상황이 있다면 바로 검사를 진행하고, 특히 베트남 장기 체류자라면 정기적으로 B형 간염 검사를 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베트남은 B형 간염을 비롯해 심혈관계 질환, 간 질환, 호흡기 질환 등으로 50~60대 이전에 사망하는 사례가 빈번한 나라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높아진 질병 유병률, 건강에 대한 낮은 인식, 그리고 과도한 음주, 흡연, 불규칙한 생활이 그것이다.

특히 외국인으로서 현지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거나 사업을 한다면, 이런 환경에 노출되면서 같은 위험에 놓일 수 있다. 따라서 예방 차원에서 건강검진의 정기적 시행, B형 간염 예방접종 및 항체 확인

그리고 무리하지 않는 생활습관 등의 기본적인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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