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이 보여준 지난 몇 년은 단순한 실정이 아니었다. 그건 헌법 파괴였고, 사실상 내란에 가까운 쿠데타였다.
검찰 권력을 동원해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고, 언론을 입막음하고, 국정원을 다시 정치 공작의 도구로 만들었다.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이 전방위적으로 동원되었고, 입법부와 사법부는 길들이기 시도에 노출됐다.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을 끊고, 국정은 사적 라인과 사조직에 의해 운영됐다.
그러나 이 위기의 순간에, 국민은 결코 침묵하지 않았다.
거리로 나온 사람들, 다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 유튜브와 SNS를 통해 진실을 퍼뜨린 목소리들, 기득권 언론이 외면한 현실을 자발적으로 드러낸 시민 기자들. 정권이 장악한 공중파가 보도하지 않은 내용을 단 몇 시간 만에 인터넷으로 확산시킨 네티즌들. 거짓을 폭로하고, 민주주의의 감시자로 다시 일어난 국민들이 있었다.
광장에서 외쳤다. “윤석열 퇴진”, “검찰독재 타도”, “언론장악 중단하라.”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강남과 여의도, 세종로와 서면, 수원과 광주, 대구와 제주, 전국이 다시 광장이 되었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들, 퇴근길에 발길을 멈춘 직장인들, 노인이 된 80년대 운동권과 이제 막 사회를 알아가는 청년들, 모두가 다시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한쪽에선 "국정안정", "의혹은 조작"이라며 방어막을 치려 했지만, 역사는 결국 그 거대한 파도 앞에서 무너졌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고, 국민의 뜻이 제도 안에서 실현되었다.
총칼도, 계엄령도, 탱크도 없었다. 오직 깨어 있는 시민들만 있었다.
그 한 장면, 한 장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 피켓을 든 70대 어르신의 떨리는 손
- 유모차를 끌며 아이 손을 잡은 젊은 엄마의 말
“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주고 싶어요.”
- 수능 끝난 고3이 들고 나온 “검찰공화국 OUT”
-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모인 청년들
무대에 선 것도 아니고, 마이크를 든 것도 아니지만, 자기 자리에서 진실을 말한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민주주의다. 이 모든 것이 쿠데타를 막아낸 진짜 힘이다.
정권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결국 국민이 정권을 심판했다. 헌법은 책 속에 있지 않았다. 광장에 있었고, 사람들 가슴에 살아 있었다.
그렇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 우리가 행동하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