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갱단의 최고봉 베트남, 이유는 가족
한국의 갱단 KK단이 한 때 미국에서 악명을 떨쳤다. 1980년대 초반 로스앤젤레스 일원에서 14세에서 25세 사이의 교포 청소년들로 구성된 갱단이었는데 여기에는 여자아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의 범죄 목적은 담배. 마리화나, 유흥비 마련을 위한 것이었고 심지어는 피해자에게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KK단의 발생 원인으로는 부모님들의 관심결여와 사회적 냉담 그리고 학교생활의 부적응 등도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는 미국 내에서 한국의 갱단들이 다른 어느 나라 갱단보다 잔인하고 무서워서 건드리지 못했다고 들었다. 그러던 자리를 베트남의 갱단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인즉 잔인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고 후 감옥에 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 미국의 감옥은 환경이 좋아서일까? 수감자에 대한 처우가 괜찮고 나와도 큰 문제가 없어서일까? 진짜 이유를 듣고는 소름 끼치기도 했고 수긍도 되고, 옛 날 우리 부모님 세대의 생활방식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마음이 찡하기까지 하다.
베트남 갱단들이 무서운 이유는 조직원들이 상대 조직과의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감옥에 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기가 크게 다치는 것이나 심지어 죽는 것조차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가족 생각" 때문이다. 조직원이 조직의 명령에 따라 행동을 하다가 감옥 신세를 지거나 다치거나 죽더라고 미국이나 고국에 있는 가족들을 조직에서 평생 챙겨주고 지켜준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악명 높았던 KK단이 자기들 유흥비나 마리화나 등을 만들기 위해 조직을 운영하는 것과 어찌 비교가 될 수 있겠는가!!
소위 헝그리 정신이라는 것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그런 것은 사라진 듯하다. 가족을 챙긴다는 것도 우리 부모님 세대들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이다. 내가 어렸을 적 부산에 살던 사촌 형과 동생이 직업교육과 시험 준비를 위해 각각 1년, 6개월씩 우리 집에 와서 살고 내 방에서 같이 잤던 기억이 있다. 나도 방학이 되면 부산 큰 이모 댁에 가서 한 달 정도 지내다 오곤 했다. 그 당시만 해도 가족이라는 개념이 사촌까지 포함되는 개념이었던 것 같다. 설이나 추석 때면 대식구가 한 집에 모두들 모여 밤을 새우고 성묘를 갔던 기억도 새롭다. 지금에야 가족이라 하면 부모님과 누이들 그리고 우리 자식까지 정도로 느껴진다. 아마 우리 자식들은 가족 하면 자기가 일군 가정만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베트남의 설연휴 기간 동안 대가족들이 모여 잔치 분위기를 만들고 집단으로 외식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옛 기억을 회상하게도 되고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는 듯하다.
양국의 갱단을 비교하였지만, 가족이라는 개념과 가치를 생각하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 아침에 어머님과 통화하면서 안부 인사를 드렸지만, 1년이 넘도록 찾아뵙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이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