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의 증가로 사고발생수는 더욱 늘어날 듯
지난 베트남의 최대명절인 Tet(구정 연휴) 기간인 2월 8일~14일, 일주일의 기간 동안 전국에서 541건의 교통사고가 발행하여 214명이 숨지고, 50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많이 줄은 것이다. 10여 년 전 헬멧 착용이 의무화되기 전에는 길가에 볏짚 거죽데기를 덮어 놓은 시신들을 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헬멧 착용 의무화 이후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는 분명 많이 줄은 것이다.
- 2011년 하노이 연합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딩라탕 교통부 장관은 지난해(2010년)는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모두 1만 1천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8천400명이 목숨을 잃고, 8천4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또 연(年) 평균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 2천여 명, 부상자는 9천300여 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 2021년 8월 22일 자 코참데일리에 따르면, 베트남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지난(2020년) 1~8월 도로, 철도, 항공 등 교통 전 분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4,27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 두 기사를 정리하자면 2010년 월평균 840명의 사망자였던 것이 2020년에는 534명으로 약 36.4%나 줄어든 것이다. 참고로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2년 2,735명이다.
저녁에 만나기로 한 지인으로부터 메시지가 날아왔다. 어젯밤에 운전을 하다 부부가 탄 오토바이와 부딪쳐 부인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서 며칠간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차량과 운전면허증을 압수당했고, 경찰서에도 출석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베트남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경찰이 현장에 오면 운전면허증은 물론, 차량, 오토바이를 몰수해 간다. 이후 행정처리가 완료되면 찾아가게끔 하고 있다. 아마도 이 지인분도 최소 일주일 이상은 차량을 몰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엄청난 범칙금과 피해자에 대한 치료비 등도 청구될 것이다. 이것이 처리되지 않으면 언제 차량과 운전면허증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베트남에서는 단순 사고인 경우에는 경찰을 부르지 않고 쌍방 간 간단한 합의로 처리해 버리고 만다. 차량에 치여 쓰러졌다가도 툴툴 털고 일어나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도 그것이 유일한 이동수단이며, 게다가 생계 수단의 일부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몇 개월 전 우리 행차 매장의 매니저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한 달 이상을 병원에 입원해 있고 집에서 또 한 달 이상 회복 운동 등을 하고 지난달 중순에서부터 다시 근무를 시작하였다. 아직도 다리를 절뚝 거린다. 실은 팔이 더 심각하다고 한다. 다리와 팔에 철심을 박아 연결을 해 놓았다. 어떻게 사고가 났느냐고 묻자 자기도 모르겠다고 한다. 귀가하는 중 누구와 부딪힌 것도 아니고 홀로 툭 날아가 인도의 잔디에 떨어져 버린 것이다. 아마도 깜박 잠이 들었거나, 어두운 도로의 페인 곳을 제대로 못 봐서 발생한 일인 듯하다. 매니저의 사고 발생 후, 주방 매니저가 내게 최소 몇 달 정도는 근무를 못할 것이고, 1년이 넘게 병원 통원치료를 해야 하고, 또 얼마 후에는 재수술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둥 마치 의사인 양 떠들길래 너희들이 어떻게 아냐? 고 물으니 자기도 그렇게 사고를 당해 호치민 쩌러이 병원에서 수술을 했다고 한다. 자기 다리를 보여주면서 자기도 여기 철심이 아직 박혀 있다고도 한다.
주변에 오토바이 사고 한 번 안 나 본 직원은 없는 듯 보인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이런 교통사고가 자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리 매니저처럼 단독으로 벌어진 사고 말고. 모두들 자기는 교차로를 정상대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저 편에서 오토바이가 달려와서... 골목길에서 갑자기 오토바이가 튀어나와서... 모두들 가해자가 아니고 피해자만 있는 것이다. 직원들이 퇴근할 때나, 헤어질 때면 항상 말한다. "천천히 몰으라"라고. "안전이 최고"라고
베트남에선 도로에 움직이는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보면, 누가 잘못 운전을 하는지, 제대로 운전을 하는지 분간하기도 어렵다. 서로 엉키고 설켜, 힘센 놈이 머리를 먼저 집어넣으면 앞으로 가는 것 같은데 이것이 교통법칙인지 싸우지도 않고 또 그냥 그렇게들 간다.
아무리 교통사고가 많이 줄고 사망자가 줄었다 해도 베트남이다. 특히 차량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아직 운전문화는 제대로 교육되지 않은 상태이니, 교통사고는 늘어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사고 난 후 벌려야 할 실랑이, 시간, 운전면허증, 차량 압수....
꼭 내가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제발 운전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음주 운전은 나(해외 생활, 가족 모두)와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임을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