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밤잠처럼, 보스와 함께
오늘 오후엔 숙소로 돌아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낮잠을 자보자는 마음이었다. 일은 잠시 미뤄도 괜찮겠지, 화요일이니까.
살짝 눈을 떴을 때, 보스가 다가와 내 팔에 얼굴을 문질러댔다.
“아빠, 조금만 더 자요.”
그 눈빛이 정말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다시 눈을 감았다. 메시지 알림음이 잠시 울렸지만, ‘오늘만큼은 쉬자’고 다짐했으니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눈을 떠 보니, 보스는 여전히 내 옆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 조그만 코에서 새어 나오는 숨소리를 들으며, '고양이도 코를 고는구나...' 작게 웃음이 났다.
다시 눈을 감고, 다시 스르르 빠져들었다. 메시지 알림이 또 울렸다.
‘이제는 일어나야지.’ 폰을 열어보니... 저녁 8시. 황당하다.
"하… 화요일은 원래 손님이 적은 날이니까."
경험이 그렇게 말해줬고, 요즘 다이어트 중 끼니도 줄인 상태라 더 쉽게 잠에 빠져든 것 같았다.
몸이 무겁고 머리가 멍하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과잉 휴식’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기분.
늦었지만 매장으로 나왔다. 조금이라도 일상의 컨디션을 되찾기 위해 조용히 앉아 있다. 이런 날도 있어야지, 하면서도…
‘내일은 손님이 많이 오시게 뭔가를 해야겠다.’ 작은 다짐도 해본다.
그래야 이런 난리는 한 번으로 끝나지.
무엇보다, 보스랑 함께한 낮잠, 그것 하나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히 행복했다고 자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