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인하여 우리 온 가족이 항상 웃도록 노력하자
“가훈을 적어 오세요.”
국민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며 숙제를 내주셨다. '가훈이 뭐지?' '가족끼리 사는 규칙 같은 건가?' 뭘 써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 여쭈었다. 그때 어머니는 잠시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로 인하여 우리 온 가족이 항상 웃도록 노력하자.”
나는 그 문장을 그대로 받아 적어 선생님께 제출했다.
그땐 몰랐다. 그 말이 내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나침반이 될 줄은.
그 후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학창 시절을 지나, 사회인이 되었고 가정을 이루고, 멀리 베트남에서 일하며 살았다. 매장을 운영하고, 손님을 맞으며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가훈’이라는 단어는 언젠가부터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그 문장은 기억 속 저편에 밀려 있었다. 때때로 힘들고 바쁠 땐, 가족보다 내가 먼저 무너졌던 날들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문득 그 말이 떠올랐다.
“나로 인하여 우리 온 가족이 항상 웃도록 노력하자.”
나는 요즘, 웃고 있었을까? 내가 먼저 웃고 있었을까?
가족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건 결국 '나'라는 사실을, 예전엔 잘 몰랐던 것 같다. 요즘 들어 그 말이 다시 깊이 와닿는다.
그 가훈을 지어준 사람, 바로 어머니였다. 어쩌면 그 한 문장은 어머니가 자식에게 전하고 싶었던 삶의 자세이자, 가족을 지켜온 방식이었을 것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나는 그 말을 다시 꺼내본다. 지금에서야 알겠다. 그 말이 얼마나 큰 울타리였는지를.
오늘 나는 다시, 그 가훈을 마음에 새긴다.
“내가 먼저 웃자.” 그리고 내 웃음이 가족에게 번지기를 바란다.
혹시 당신도, 잊고 있던 당신만의 한 문장이 있나요?
지금 꺼내보면, 그 문장이 당신의 오늘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 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