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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운, 내가 정한다

아침 루틴이 하루의 분위기를 만든다

by 한정호

얼마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였다. 2주가 지났다. 식사량과 술 횟수를 그렇게 줄였는데 어제 체중을 재보니 1kg이 빠졌다. 그렇게 어려운 것이 찌는 것은 왜 그렇게 쉬웠던 걸까?


그 계기로 매일 아침, 난 엘리베이터를 바로 타지 않는다. 몇 층의 계단을 내려와, 힐끔 엘리베이터가 어느 층에 있는지 확인한 뒤 여유가 있다면 다시 천천히 걸어 내려가다 타기 좋은 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 별 것 아닌 행동처럼 보이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작은 의식이다.

예전에는 16층에서 엘리베이터에 다가 갔을 때 운 좋게 맞춰 도착이라도 하면, “오늘 운이 좋다”며 혼자 만족해했고, 반대로 눈앞에서 엘리베이터가 내려가 버렸다거나 하면 괜히 하루가 꼬일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렇게 작은 우연에 마음을 흔들리며 살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운을 기다리느니, 내가 하루의 리듬을 먼저 만들어보기로 했다. 엘리베이터의 도착은 더 이상 ‘운’이 아니라, 내가 조율하는 ‘타이밍’이 되었다.

아침 루틴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다. 조금 일찍 일어나 침대 주변을 정돈하고, 샤워를 하고, 저녁 세탁기를 돌렸다면 빨래걸이에 널어 놓고, 보스 밥 챙겨주고 숙소를 나선다.

KakaoTalk_20250420_203440096.jpg 9층 계단에 그려져 있는 꼬마 아이 얼굴 낙서

18층에서 9층까지 내려 오면 벽에 아이가 그려놓았을 아이 얼굴 낙서가 있다. 요 아이에게 아침인사를 하고 나면 그 다음엔 어느 계단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도 문제 없다. 원래 다이어트를 하면서 목표로 세운 계단 8층을 걸어 내려 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기 전 아파트 계단을 내려오며 걸으며 하루의 일정을 생각하는 것이 하루의 기분을 결정한다. 무작위의 하루가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만드는 하루. 그 시작은 늘 아침에 있다.

오늘의 운은 누가 정하느냐고? 이젠 분명하다. 그건 바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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