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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May 30. 2024

베트남에서 가전제품 사기

베트남에서 가전제품 구입 시 주의점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KNG Mall에 입점한 한 식당이 문을 닫기로 하고 내게 인수를 요청한 적이 있다. 그 매장에서 사용하던 2 doors 냉장 쇼케이스를 내게 판매할 수 있냐고 문의하자 500만 동에 판매를 하겠다고 하였다. 1 도어 냉장 쇼케이스를 1,100만 동에 구입하였는데 2 도어를 500만 동에 판매한다고 하니 '거저'라는 생각에 바로 구매를 하였다. 내부 조명이 고장이 난 상태여서 직원을 통해 수리를 하라고 지시를 하였다. 23일에 오픈을 목표로 한 상태였는데 21일 그 냉장고 조명을 수리하겠다고 가지고 가더니 오픈 당일이 되어도 가져오질 않는 것이었다. 냉장고 안에 팬이 하나가 고장이 나서 그것도 고쳐야 한다고 했다. 22일에 갔다 주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23일 되자 부품이 없어 시간이 더 걸린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수리 업체의 답변에 어이가 없었던 것도 그렇지만 더 황당한 것은 우리 매니저의 대응이었다. “부품이 없어서 못 고치니 어쩔 수 없지요” “고쳐서 가져올 때까지 기다려야죠”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 가는데도 매일 아침 물어보면 그제야 다시 한번 전화해 보겠다고 하고는 결국 “오늘도 고치지 못했다”며 마치 내일 아닌 듯 답변을 하곤 나를 피하는 것이었다.

냉장 쇼케이스 없어 임시로 대형 선풍기 설치한 매장 내부

 새로 2 도어 냉장고를 구입할까를 고민하다가 인근 매장에 현재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사용한 지도 얼마 안 되어 보이는 2 도어 냉장고가 있어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그 냉장고를 판매할 수 있는지 또는 며칠간만 대여를 해 줄 수 있는지를 문의하였다. 그런데 바로 판매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매장도 코로나로 인해 고객이 급감하여 더 이상 많은 냉장고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까닭으로 생각되었다. 상태를 보아하니 깔끔해서 문제가 없는 지를 사장에게 물어보니 모든 것이 정상이고 만약 이상이 있으면 모두 환불을 해 주겠다고 하였다. 판매가격을 물어보니 900만 동이라고 했다. 어차피 수리 들어간 냉장고는 다음 매장에 사용해도 된다는 생각과 현재 고객에게 제대로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즉시 대금을 지급하고 냉장 쇼케이스를 공감매장으로 이동시켰다. 이동시켜 매장에 배치한 냉장고를 틀었다.

냉장 쇼케이스 설치 후 매장 내부

 냉장 쇼케이스를 배치한 후 전기를 트는 순간 ‘아차! 믿을 것을 믿었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뒤통수를 때렸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이상이 있으면 환불하겠다고 까지 해서 굳게 믿고 이동을 시켰는데 내부의 네온 LED등이 양쪽 모두 정상이 아닌 것이었다. 내가 직접 확인했어야 하는 것을 하지 못한 책임감을 공감하면서도 한편 속이 상해 주인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 정상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 보니 쇼케이스 내부 LED 등이 모두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데 이렇게 거짓말을 하면 어떡하냐?”라고 하자 답변이 더욱 가관이었다. “냉장 쇼케이스라 냉장 기능이 잘 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것이었다. 그러면서 수리를 하고 비용을 청구하면 그만큼 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지난번에도 그렇게 가져간 냉장 쇼케이스를 지금도 받지 못했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보니 수리를 맡기러 보낼 수도 없고, 그저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베트남에서 가전제품을 살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 두 가지 

 

 1. 베트남에도 한국의 하이마트, 전자랜드 같은 전기 전자제품 전문점들이 있다. Dien May Xanh, Nguyen Kim, Cho Lon 등이다.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모바일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들을 취급하고 있어 편리하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곤 했다.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전자제품 전문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와는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50’’ 대형 텔레비전을 구입하면 그 자리에서 반드시 박스를 뜯어 가동 여부를 고객에게 확인시켜 준다. 처음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집에 배달된 상태에서 제대로 작동이 안 되면 그럼 고객이 그 자리에서 정상을 확인했으니 이후 문제는 고객의 몫이라는 것인가?’ ‘얼마나 불량품이 많으면 이렇게 일일이 고객에게 확인을 시켜주는 것일까?’ ‘이걸 뜯었다 다시 박스 작업을 하면서 얼마나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걸까?’ 등등 하지만 나로서 다른 행동을 할 수 없었다.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렇게 확인하고 상품을 받으면 환불은 거의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상품을 확인하고 받은 것이니 이후엔 A/S를 진행하는 것 외에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형 전문점에서도 이런 정도이니 일반 소형 매장에서 기기들을 구입하게 되는 경우는 반드시 직접 구매하는 그 자리에서 이상유무를 확인하여야 하는 것이다. 


 2. 중고 제품은 되도록이면 구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지인이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한 것 들이라면 가격 메리트가 충분하다면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비용 절감을 생각하여 중고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기기 등을 구입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옳다. 실제 이 번 쇼 케이스 수리란 것이 내부 팬 하나 교체하고 LED 등 교체하는 것인데 일주일이 걸리는 이유를 아무리 생각하려 해도 찾을 수가 없다. 수리하러 가서 고급 부품 다 뜯기고 교체되어 온다는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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