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변화는 내 마음안에서 일어난다
간만에 필드에 나갔다. 아이언이 도통 말을 안 들었다. 전반 8번째 홀. 드라이브는 괜찮았는데, 이후 5번의 아이언샷을 치면서 결국 6타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다. 그것도 홀컵과는 거리가 한참 있는 곳에 공은 놓여 있었다.
동반자가 물었다.
“정호, 너 이번에 어렵게 올라온 거 같은데, 몇 타째 온 그린 한 거냐?”
입이 뾰로퉁해져서 대답했다.
“six on.”
그때부터 마음이 묘하게 무너졌다. ‘이번에 퍼터가 안 들어가면 양파!’라는 생각이 들어, 퍼트로 대충 툭 쳤는데, 그대로 홀컵을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 동반자가 다시 한마디 던졌다.
“어… 이거 진짜 파 5에서 양파 나겠는데!”
'어?!!! 여기 파 5홀이야?
이미 내 마음은 나락으로 떨어진 뒤였다. 파 5였다면 홀컵에 붙이기라도 하려고 더 신중하게 쳤을 텐데, 결국 파 5홀에서 양파를 만들어 버렸다.
순간의 착각과 방심이 큰 스코어 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그 뒤 2~3홀 내내 머릿속에서는 ‘왜 그때 좀 더 집중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떠나지 않았다. 스코어뿐 아니라 마음도 한없이 가라앉았다. 사실 지금도 그 홀은 머리속에 아른거린다. 불편하고 불쾌한 기억.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골프든 일상이든 매 순간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라운드였다. 순간의 포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는 법. 작은 착각 하나가 큰 격차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오늘 아침 일찍 우기에서나 볼 수 있는 비가 쏟아진다. 저 쓸려 내려가는 나뭇잎처럼 아픈 기억도 모두 빨리 하수구로 쓸어 버렸으면 좋겠다.
- 더 많은 베트남과 관련된 영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현실, 문화, 사람들 이야기를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