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을 놓친, 나의 특별한 경험
베 삭(Ve sak)은 베트남어로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주간 행사로, 한국의 석가탄신일에 해당한다. 원래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의 3대 기념일(부처의 탄생, 깨달음, 열반)이 하나로 합쳐진 날을 기리며, 유네스코가 ‘세계 불교 문화 유산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선 음력 4월 15일(서력 5~6월경)에 맞춰 ‘Đại lễ Phật Đản(대례 Phật Đản)’이라는 이름으로 일주일간 다양한 불교 행사가 열린다.
오늘 새벽 4시에 대례행사를 진행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3시에 일어나 Tổ đình Đại Tòng Lâm(대통림사)로 출발했는데 가는 길부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국도에 가로등이 커져 있고, 신호등도 작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그 느낌은 현실이 되었다. 사찰의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이였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는 없다. 방향을 돌려 수녀원을 향했지만 수녀원도 법당에 불은 켜져 있고 비구 스님들이 오가는 것은 보였지만 문은 닫혀 있었다. 다시 방향을 틀었다. 그래도 공식적으로는 부처님 오신 주간의 마지막 날인데 어느 사찰에선 새벽 법회를 하리라...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전에 보스를 만나게 된 인연이 있었던 날과는 달리 자전거를 타고 있기에 수월하게 이동을 하고 있었다. 어느새 대통림사의 후문쪽에 이르렀는데 '아... 와! 문이 열려 있다' 수 없이 겪은 경험 탓일까? 무작정 밀고 들어갔다. 4시가 다가 오고 있으니 스님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보이고, 주방도 분주하다. 대형 사찰이라 동자승들을 위한 사찰의 뒷편에 있는 기숙사도 크다. 동자승들을 깨우는 스님의 독송과 동자승들의 합창이 너무 이쁘고 아름답다. 그렇게 승복을 입지 않은 외부인이 혼자 그 큰절을 휘젓고 다녔다. 분명 오늘은 특별한 날은 맞는 것 같다. 이전에 보았던 것 보다는 배 이상의 스님들이 모여 새벽 예불을 시작했다. .... 일반 신도들은 없이 진행하고 있는 새벽 예불을 화면에 담았다.
몇 몇 불교신도들이 나를 힐끔 쳐다보기는 했지만 게이치 않고 대담하게 다가가 영상에 담기도 했다. 아무도 나를 제지하지 않았는데 사찰의 개들이 나를 알아보았다. '넌 여기 신도 아니잖아!'라며 으르렁 대더니 짓기 시작한다. 스님들의 에불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자리를 피했다.
대웅전에 들어가는데 청소를 하시러 오가시는 한 분의 스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부모님, 장모님,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하였다. 딸아이가 요청한 취업 성취와 아들의 건강과 학업에 대해 기도하고 돌아 나왔다. 돌아 나오는 길. 아직도 해가 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나름의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였다.
오늘의 경험을 통해 다시금 깨달은 것은 ‘정보의 힘’이다. 공식 일정을 확인했지만, 새부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해 허탕을 치고만 것이다. 내가 기대했던 새벽 대례는 어제 새벽에 이미 진행했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확인했다.
다른 여행을 하면서도 정확한 정보 수집의 실수로 입장을 못하거나 참관을 하지 못한 경험도 많다. 사전 정보 수집과 확인이야말로 진정한 준비의 시작임을 뼈저리게 느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