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맞은 응급 치과 방문

‘건강 최고’라던 친구와 나눈 인사 뒤 치과로 향한 사연

by 한정호

어제 타지에서 아프면 제일 서럽다 라는 글을 썼는데 어제 저녁부터 어금니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벌써 오래전부터 문제가 생겨 신경처리도 했고, 한국 치과의사 선생님도 버틸 때가지 버티다가 안되겠다 싶으시면 뽑고 있다가 한국 오면 임플란트를 하라고 하셨던 치아였다.

작년에도 한 번 된 통 아파 매장 주변의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지금까지 멀쩡했으니 거의 1년은 또 버틴 셈이었다. 어제 오후부터 아프던 치아가 약을 사서 먹었는데도 오늘까지 아픔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점심을 먹은 후엔 무서울 정도로 통증이 오는 것이 느껴졌다.

'다음주에 한국에 다녀와야 하는데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큰 일 나는 수가 생기겠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오늘 참고 버틸 일이 아니다. 내일과 모레는 주말, 잘못 했다간 임시 치료도 못하고 양쪽에서 아파하기만 할 수도 있을 듯 했다. 매장을 나오는 길에 바로 치과로 향했다.

KakaoTalk_20250516_173808128.jpg 가정집 1층을 치과로 운영하고 있는 모습

4시가 되어야 문을 여는 현지인 개인 치과이다. 오전에는 국립,시립 병원에서 치료를 하고 퇴근해서는 자기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베트남에선 흔한 일이다.

연세가 있으신 분이 먼저 내 치아를 보시더니, 거울을 들어 보라 하시면서 썩은 치아를 뽑으면 된다고 하신다. '이 분은 진짜 의사가 아니다' 아직 4시가 안되어서 진짜 의사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른 척 하고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역시나 4시가 지나자 두 분의 의사들이 들어 오셨다. 그 중 젊은 여성의사가 내게 다가왔다. 그것도 위안이 되는 것일까?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나보다 연세 많은 어르신이나 힘쎈 남성이면 더 마음대로 후비고 쑤시고 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병원에만 오면 어린이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내 치아를 보더니 엑스레이를 찍자고 하신다. 한 켠 방에 설치된 기기는 최신형 인 듯 하다. 작년에도 찍은 적이 있는데 기억엔 새로 바꾼 것 같다. 얼굴 전체를 자동으로 한 바퀴 돌리면서 내 차이 전체를 찍은 듯 하다.

그런데 엑스레이 사진은 보지도 않고 나를 다시 눕히더니 썩은 차이 부분을 뽑아 버리겠다고 한다. '어금니인데 반만 뽑을 수도 있나?' 싶기도 하고 '아님 어금니 앞에 다른 다른 치아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선택할 여지도 없이 의사가 하자는 대로 하시라고 했다.

마치 주사를 양쪽으로 두 번이나 여러군데 놓더니 바로 송곳 같은 것으로 썩은 이빨 부분을 쑤셔 넣기 시작했다. '이게 여자야?!'라며 놀라하는 순간 뿌드득 소리가 나더니 두 덩어리를 꺼낸 것 같더니 땡그랑 소리가 난다.


의사는 내게 바로 약 뭉치를 주면서 아침 저녁으로 먹으면 되고, 한시간 동안은 지혈을 위해 솜을 빼지 말라고 하고는 다됐다고 한다. '응? 내일 또 안와도 되는거야?' '그냥 이 뽑은 것으로 끝난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 편으론 '이걸로 끝나면이야 좋지!'라는 생각이 겹쳤다.

비용은 40만동, 한화 약 2만 2천원 정도이다. 보험처리도 안하고 엑스레이도 찍고, 약도 이틀치를 받았는데...


매장으로 돌아와 앉아 있다보니 정말 해외에서 아프다보니 서럽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 어떻게 치료하는지도 물어보지 못하고, 다음엔 빠진 치아는 어떻게 처리를 할 지 상담도 없이 그저 응급처치만 한 기분이다.


오전에 중국에 있는 친구와 "건강이 최고다"라며 서로 건강 주의하자고 했는데, 바로 응급으로 이빨 하나를 뽑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

정말 정말 해외에서 건강관리가 제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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