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었다는 걸 느낄 때, 아쉬움·설움이 드는 5가지 순간
어제는 갑자기 이가 너무 아파와서 어금니를 뽑았다. 마침 저녁식사를 위해 오신 형님과 담소를 나누다가 "마취제가 풀릴 시간이 된 듯 한데 딱히 아픈 느낌이 없다"고 말하자, 바로 "맞아! 늙으면 신경이 무뎌져서 그런거야"라고 설명을 해 주시는데, 마음이 한켠이 착찹해 지는것을 느겼다.
'이제 남들 아픈 것도 무디게 느낄 정도로 늙은건가?!'
숙소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는데 보스도 내가 '이빨을 뽑아서 아프니 빨리 코자자'라고 한 말을 알아들었는지 배 위로 올라와 손을 비비더니 차분히 자기 베게 위로 올라가 눈을 감고 잠에 드는 듯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빠진 이 주위가 무언가로 콕콕 찌르듯 아파오기 시작했다. 저녁에 먹고 내일 아침에 먹으라고 주신 약을 꺼내 먹고 찬 물을 몇 번이고 홀짝인 다음에야 통증이 잠잠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도 아픈 것이 그리 밈지많은 않은 고통이라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난 그래도 그렇게 늙지는 않은가 보다'
다른 어르신들도 이런 느낌을 가지셨을까? 라는 생각에 '늙었다는 걸 느낄 때, 아쉬움·설움이 드는 순간들'을 생각해 보았다.
1. 통증도 잘 못 느낄 때
내 경험처럼 몸이 아프고, 또 아픈게 정상인 것 같은데도 통증을 제대로 못 느끼고, '신경이 무뎌졌다'는 생각이 들 때 서글픔을 느낀다고 한다. 몸의 이상 신호가 둔해지면서 위급한 상황을 다른 사람 알기 전까지 감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2. 기억이 자꾸 사라질 때
약 먹을 시간이나 중요한 약속을 깜빡할 때, '예전 같으면 절대 잊지 않았을 텐데'라면서 씁쓸해진다.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이 혀끝에 맴돌다가 사라지는 순간이나 방금 무언가를 하려고 움직였는데 금새 무엇을 하려한 지를 몰라 할 때 허탈함과 서글픔이 다가오곤 한다.
3. 피곤이 쉽게 풀리지 않을 때
분명히 어제 나보다도 술도 많이 마시고, 지쳐했던 것 같은 후배 지인들이 다음 날 멀쩡한 모습으로 골프장에 나와 거뜬하게 운동하는 것을 볼 때면, '나도 예전에 저럴 때가 있었지'라며 부러운 생각이 들곤 한다. 얼마 걷지 않아도 피곤이 몰려 오는 것 같은데도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 내가 불쌍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일상속에서 아침에 일어나면서 ‘이제는 푹 자도 온몸이 개운하지 않구나’ 하고 느끼면 하루가 무거워지기도 한다.
4. 새로운 기술이 낯설어질 때
친구나 자식들이 쓰는 최신 앱이나 기기를 보면 이름부터 헷갈린다. “이걸 어떻게 써야 돼?”라고 물어 보다가도 금새 포기하는 나를 보면서, '나만 뒤처진 것 아닌가?'라는 씀쓸함이 따라 온다.
5. 친구·가족 이별이 잦아질 때
친구들의 자식 결혼, 손주 출산소식이나 이별, 장례 소식이 하나둘씩 들려올 때, 함께 웃던 얼굴이 점점 떠나가는 걸 보면서 시간의 무게를 실감하게 된다.
그래도 어쩌랴! 이 또한 나만의 이야기다. 흘러간 시간의 자국 위에 나는 다시 나만의 인생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오늘도 나름의 멋진 삶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