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처님이 제일 이뻐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마주한 불상, 그리고 베트남에서 떠오른 기억

by 한정호

대한민국이 보유한 국보와 보물 중 상당수가 불교 관련 유산, 즉 부처님, 보살님, 불상, 경전, 탑, 사찰 건축물, 불화 등과 연관되어 있다.

실제로 국보중에는 2024년 기준으로 약 340건 내외의 불교관련 유산이 포함되어 약 60% 전후의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면, 석굴암, 불국사,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불경(무구정광다라니경), 불화(감로도), 불탑(다보탑) 등이 이에 해당돤다.

또한 보물의 경우에도 약 2,000건 이상이 불교와 관련된 유산으로 약 40~50%의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는 목조·석조 불상, 범종, 불경 사본, 사찰 건축 부재 등이 포함된다.

특히 삼국시대, 고려, 조선 초기에 제작된 유물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이는 한국 문화유산의 큰 축이 불교 문화라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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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특별 전시되고 있는 2점의 반가사유상. 어두운 조명 아래, 중앙 원형 무대 위, 두 분의 반가사유상이 별빛 아래 서 계셨다. 마치 하늘의 북두칠성 아래 인간의 번뇌를 묵묵히 내려다보는 존재처럼.

그 순간, 베트남에서 만났던 불상들이 떠올랐다. 나는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의 푸미지역에 있는, 여러 절과 사원, 그리고 작은 박물관에서 수많은 불상들을 접해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마주한 부처와 보살상들을 보면서 우리 부처님, 보살님이 '제일 예쁘다’는 감정을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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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3_132536.jpg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중인 부처, 보살상

'왜일까?'

나는 그 이유를 형상의 차이에서 찾게 되었다.


1. 한국 불상의 미학 – ‘가녀림’, ‘온화함’, 그리고 ‘미소’

한국의 불상은 때로 여성적인 곡선미를 가진다. 특히 통일신라~고려 초기 불상들은 어깨가 좁고 허리가 잘록하며, 전체적으로 매끄럽고 유연한 흐름을 지닌다. 이런 형태는 강인한 카리스마보다는 자비와 부드러움, 그리고 공감을 전달하는 데 적합하다. 특히 가녀린 몸매는 한국적인 미의식, 즉 '정제된 절제미'와 연결되는 것 같다.

온화한 눈매와 입매는 말없이 고통을 품어주는 어머니 같은 인상을 준다. 특히 미소를 띤 ‘반가사유상’에서 절정을 이룬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으면서도, ‘모든 걸 다 이해하고 있다’는 묘한 위로감을 전해 준다.

이 특성은 한국 불상의 고유한 미감이다. 사람을 제압하지 않고, 부드럽게 끌어당기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2. 베트남 불상의 특징 – 힘, 권위, 그리고 장식미

반면 베트남의 불상은 중국적 영향과 함께, 힘과 권위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승불교와 민간신앙이 혼합된 사찰에서는 보살상이 웅장하고 화려하며, 왕의 권위처럼 ‘존엄’을 강조한다. 어깨가 넓고, 가슴이 두텁다. 표정은 한국 불상에 비해 중립적이거나 단호하며, 온화한 미소보다는 엄숙함에 가깝다.

화려한 장신구와 크라운이 많고, 손에 든 법구나 연꽃봉도 더 정교하게 표현된다. 이는 베트남 불상이 ‘외향적 신성함’을 드러낸다면, 한국 불상은 ‘내향적 공감’을 전달한다는 차이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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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40515_185415523_09.jpg 웅장한 모습의 베트남 부처, 보살상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진리의 깨달음

오늘 나는 또 한 번 대학시절 종교학을 배우면서 들었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일치되는 듯해 놀랍기까지 하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문장은 단순한 수사적 문장이 아니라, 성장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자는 철학적 선언이었지만, 어찌 보면 '고대 삼국시대부터 우리 선조들은 이미 이를 실천하고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부처님이 이쁘다’는 느낌은 단순히 외양에서 온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의식, 우리의 정서, 그리고 우리의 고요한 염원이 투영된 형상 속에서 비롯된 감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술은 감정이고, 그 감정은 결국 우리 삶의 방식을 닮아 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우리 부처님이 제일 이쁘다.'

그 이유는 단지 잘 생겨서가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닮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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