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거운 날들이 많아진, 남부 베트남의 숨은 계절 변화 읽기
부쩍 내가 날씨, 하늘, 낮 시간 등 자연현상에 대한 생각들이 많은 것 같다. 요즘 들어 몸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횟수가 늘어난 탓이리라. 분명 평소처럼 숙면을 취했는데도 아침에 눈을 뜨면 몸이 뻣뻣하고, 머리는 무겁다. 어깨와 등에는 늘 근육통이 걸쳐 있는 듯하고, 물 한 잔 마셔도 속이 더부룩한 느낌. 이유 없이 우울하기고, 무기력해 지는 것을 느끼는 일도 잦아졌다. 몸이 ‘나는 지금 정상 아니야’라고 외치는 듯하다.
문득 떠오른 질문, “지금 베트남 환절기 때문인가?”
베트남에도 환절기가 있다, 다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
보이지 않아도, 분명 존재하는 계절의 경계선. 베트남 남부에는 한국처럼 뚜렷한 사계절이 없다. 하지만 이곳에도 분명히 ‘계절 변화’가 있다. 특히 지금,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5월과 6월은 기온은 그대로지만 습도와 공기의 밀도가 달라지는 보이지 않는 환절기다.
- 갑작스레 높아지는 습도
-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날씨
- 짧고 굵은 스콜
- 밤에도 식지 않는 더위
- 축축한 바람
이 모든 변화는 미세하지만, 몸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체온 조절에 예민한 사람은 소화불량, 두통, 수면장애, 무기력, 관절 통증까지 경험할 수 있다. 이전에 틀지 않던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자는 것도 내 몸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베트남 환절기, 몸이 보내는 신호에 답하는 방법
이 시기를 지나기 위한 작은 실천들을 적어본다. 크게 어렵지 않지만, 효과는 분명할 수 있는 것들.
1. 수분 보충은 ‘양보다 질’로
그냥 물만 마시지 말고, 전해질이 포함된 코코넛 워터나 아티소차를 함께 마시는 게 좋다. 특히 아티소는 간 해독과 수분 순환에 도움을 준다.
2. 몸을 ‘뜨겁게’ 유지하기보다 ‘통하게’ 해야 한다
갑자기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면 혈액순환이 둔해진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아침 요가, 찬물 반신욕을 병행하면 좋다.
3. 과일은 아침에, 밥은 저녁에
과일을 아침에 먹으면 위에 부담이 덜하고, 밤에는 따뜻한 밥 위주의 식사로 속을 안정시켜 주는 게 좋다.
4. 잠을 이기려 하지 말고, 흐름을 존중하기
자도 피곤할 때는 억지로 이겨내려 하지 말고, 30분 낮잠 또는 명상 10분으로 흐름을 인정해주는 게 더 회복에 좋다.
지금은 ‘몸이 하는 말’을 들어야 할 때다
한국에서는 ‘환절기’라는 단어 하나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상태지만, 이곳 베트남에서는 그런 단어조차 입에 올리기 애매하다. 그러다 보니 몸이 이상하면 나 자신을 탓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무기력함은 ‘내가 게으르거나 나약해서’가 아니라, 환경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내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 바뀐 공기, 변한 햇볕, 무거워진 습도에 내 몸은 이미 적응을 시작한 것이리라.
'해외에서 가장 서러울 때는 아플 때'라는 말이 있다. 그래도 내 몸은 아직 나보다 강하고 엄마처럼 상냥한 듯 하다.
"무기력해도 괜찮다. 지금은 쉬는 것이 곧 회복이다."라며 내 마음을 톡톡톡 보듬어 주는 듯 하다. 지금은 몸의 리듬을 바꾸려 애쓰지 말고, 바뀌는 계절에 몸을 맞춰주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오늘 저녁엔 영양되는 음식을 먹어야겠다. 그게 베트남의 환절기를 건강하게 통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