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남에게 주면 향기는 내 손에 남는다

종일 흐믓한 향기가 남아 있는 식당

by 한정호

오늘도 평소처럼 식당 문을 열고 분주한 하루를 시작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며 한 무리의 젊은 노동자들이 들어왔다. 마른 얼굴에 먼지가 묻은 채, 짧은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았다. 말수가 적고, 메뉴를 고르는 데도 눈치를 보는 듯했다. 그 중 한 청년은 유독 더 조심스러워 보였다. 그는 메뉴판을 몇 번이나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혹시, 뭐 고민 있으세요?” 내가 조심스레 물었을 때, 그는 작게 말했다.

“밥은 먹고 싶은데, 돈이 조금 부족해서요...”


잠시 멈칫했지만,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오늘은 내가 사는 걸로 하고, 다음에 기분 좋을 때 친구한테 한번 사주세요. 그렇게 돌고 도는 거니까요.”

그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리고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고 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식당은 잠시 조용해졌다. 그때, 아까 그 청년이 몰래 무언가를 두고 간 걸 발견했다. 짧은 메모였다.

“장미를 남에게 주면, 향기는 내 손에 남는다. 오늘 향기로운 하루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잠시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그 메모를 읽었다. 묘하게 향기가 느껴졌다. 아니, 마음에서 나는 향기였다.

돌고 도는 향기, 그건 결국 마음에 남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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