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추억은 가슴 안에만 있는 걸까?
어르신들을 위해 지난 과거 영상들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렸다. 그런데 댓글에는 “옛 추억이 더 그립다”, “그 시절이 다시 생각난다”는 말들이 이어졌다. 화면 속 장면이 단순한 영상이 아니라, 각자의 삶과 기억을 건드린 것이다.
나 역시 그 댓글들을 읽으며 묘한 감정에 젖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베트남, 한국보다 30~40년은 경제적으로 뒤처져 있다고 평가받는 나라다. 하지만 그 뒤처짐이라는 시간의 간극 속에서 나는 자꾸 한국의 과거를 본다.
베트남의 골목 잔치에서 이웃들이 함께 웃고 떠드는 장면은, 곧잘 우리 옛날 마당 결혼식 풍경과 겹쳐진다. 아이들이 웅덩이에서 물장난치고, 맨발로 흙을 밟으며 뛰어노는 모습은 내가 어릴 적 논두렁에서 메뚜기를 잡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오토바이 한 대에 온 가족이 올라탄 풍경은, 자전거 뒷자리에 동생을 태우고 달리던 오래된 한국의 골목을 불러온다.
나는 베트남에서 살아가면서, 자꾸만 한국의 1980~90년대 풍경과 겹쳐진 화면을 본다. 경제적 격차가 아니라, 삶의 리듬과 정서의 유사성이 오버랩 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영상으로 이 기획을 풀어보고 싶은데, 정작 자료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베트남의 사진이나 영상도 한정적이지만, 한국의 과거 영상이나 사진은 더더욱 구하기 어렵다. 내 눈과 마음에는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막상 꺼내 보여주려 하면 손에 잡히는 게 없다.
아마도 과거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가슴 안에서는 여전히 생생하지만, 기록으로 남겨지지 못한 많은 순간들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만 존재한다. 그래서 그리움은 더 깊어지고, 추억은 더 빛나는 것 같다.
오늘도 나는 베트남의 한 장면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우리도 그 땐 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