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장이 중국인이라고?

가짜뉴스와 혐중 정서가 불러온 혼란

by 한정호

나는 요즘 한국 사회에 퍼져 있는 ‘혐중국 정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분명히 경계해야 할 지점도 있지만, 무조건적인 혐오나 맹종은 결국 사회를 더 피로하게 만들 뿐이다.


어제 저녁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JTBC 사장이 중국인이라서, 기존 프로그램도 이름을 바꿔 다른 채널에서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나는 두 번 놀랐다. 하나는 한국의 방송사 사장이 중국 국적자일 수 있다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말 자체에 놀랐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고 당연한 사실처럼 전파하고 있는 지인에게 놀랐다.


팩트 체크 : 사실은 무엇인가?

우선, JTBC의 대표이사와 사장은 모두 한국인이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제찬웅(대표이사 사장), 전진배(보도담당 대표이사 사장) 등이 경영진으로 재직 중이다. 중국 국적의 경영진은 단 한 명도 없다.

또한 JT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는 여전히 JTBC에서 시즌4까지 정상적으로 방영되고 있다. 한편 최근에 등장한 ‘불꽃야구’라는 콘텐츠는 ‘최강야구’ 초기 제작진이 JTBC와의 저작권 분쟁 끝에 독자적으로 운영하게 된 별도 프로젝트다. 즉, 프로그램 이름을 바꾸어 다른 채널로 옮긴 것이 아니라, 제작사와 방송사 사이의 계약·저작권 문제로 인해 파생된 별개 콘텐츠일 뿐이다.

정리하자면, JTBC 사장이 중국인이라서 프로그램이 옮겨갔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왜 이런 가짜뉴스가 퍼지나?

사실 확인은 몇 분만 투자해도 쉽게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루머가 기정사실처럼 퍼져 나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1. 혐중 정서와 결합

중국과 관련된 부정적 이미지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조금만 그럴듯하게 포장된 이야기라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그럴 법하다’는 생각이 먼저 작동한다.

2. 확증편향

이미 JTBC에 대해 불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중국인 사장설’ 같은 이야기는 더욱 쉽게 받아들인다.

3. 검증의 귀찮음

출처를 확인하고, 공식 자료를 찾아보는 수고를 들이지 않는다. '카더라'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되고, 그 과정에서 루머는 순식간에 ‘진실’처럼 둔갑한다.


가짜뉴스가 남긴 그림자

이 문제는 단순히 웃고 넘길 해프닝이 아니다. 가짜뉴스는 사회적 불신을 확대하고, 혐오와 분열을 부추긴다. 결국 우리 사회를 더 피곤하게 만들고, 사실에 기반한 대화 자체를 어렵게 한다.


JTBC 사장이 중국인이라는 허위 소문은 금세 반박할 수 있는 단순한 오보다. 하지만 이런 소문이 유통되고, 또 누군가는 진심으로 믿는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가장 부족한 것은 비판적으로 걸러내는 습관과 사실을 확인하려는 태도다.


나는 지인과의 대화에서 느낀 놀라움이 단순한 당혹감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가짜뉴스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사실이 아닌 감정과 왜곡 위에 사회를 세우게 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의심하고 확인하는 습관’,

그리고 ‘혐오를 부추기는 서사에 저항하는 태도’.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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