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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이데 전주현 Dec 04. 2020

97. 부모님과의 여행은  친구와의 여행과 다르다

"Work+ Vacation = Work-ation" 런던 여행 (5)

17.07.13 목요일 - 17. 07.17 월요일


부모님과 함께 하는 런던에서의 4박 5일 여행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


부모님과의 여행은 친구와의 여행과 다르다.



1) 무엇보다도 동선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특히 중간중간에 쉬어가는 코너, 거점을 마련해 둬야 한다. 그게 공원 벤치가 될 수도 있고, 카페가 될 수도 있고, 눈이 즐거워지는 어느 동네 구멍가게가 될 수도 있다.


런던의 특성을 살리려고 했던 건 아니지만 그 쉬어가는 코너, 거점이란 게 펍이 된 경우가 많았다.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를 구경하던 날에는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 앞에 위치한 Admiralty 펍에서 고기 파이를 먹으며 영국 맥주 샘플러를 주문했었고, 노팅힐 플리마켓을 방문한 날에는 소낙비를 피하느라 Duke of Wellington 펍에 들어가 예상치 못하게도 '맛있는 Fish&Chips' 즐겼다.


리버티 백화점의 티룸과 트라팔가 광장에 위치한 펍이 가족 여행의 쉬는 코너가 되어 주었다.



2) 여행지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 이를 테면 보트/유람선 투어나 전망대 같이 길게(?) 혹은 높게(?) 여행지를 관광할 수 있는 것들을 한 번쯤은 경험하는 게 좋다. 좀 뻔하긴 해도 여행지와 정을 붙이기에는 그런 관광 상품들 만한 게 없다. 잠깐 동안이나 걷기 운동에서 두 다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품들, 특히 무언가에 탑승한 채로 진행되는 그런 관광 상품들이라면 잠깐의 휴식과 여행지를 알아가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3) 아무리 편안한 여행이라 하더라도 부모님께는 고된 하루가 될 수 있다. 그 고됨은 밤 중의 코골이로도 쉽게 이어지기 마련인데, 부모님을 모시고 하는 여행을 책임지겠다는 의욕이 앞서 혹여 부모님보다 일찍 잠에 들지 못한다면 영영 잘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진심...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부모님이 누운 쪽에서 코골이 이중창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누군가 코를 골기 시작한 환경에서 깊은 잠을 하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다...)


4) 내 사진을 챙기겠다는 욕심은 잠깐 접어두고서 부모님의 사진을 좀 더 많이 찍어드리자. 나의 부모님의 경우, 먼저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하시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자진해서 사진 촬영을 권하고 몰래몰래 두 분의 사진을 찍어드린 경우가 많았다. 당장은 부끄러워하더라도 나중에 사진을 인화해서 드리면 '그땐 그랬지' 하면서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모른다.


좀 더 고급 스킬(?)을 시전 하자면, 아빠에게 카메라 사용법을 알려주며 엄마의 사진을 찍어보라고 하거나 반대로 엄마에게 아빠의 사진을 찍어보라고 권유해 보는 것도 좋겠다.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면서 또 하나의 순간을 기억하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 담아서 말이다. :)



2층 버스의 맨 앞 좌석을 관광 투어 버스처럼 활용하는 것도, 영국의 역사를 굿즈에 재미있게 담은 기념품들을 구경할 수 있는 가게에 들르는 것도 놓칠 수 없다.






To. Readers

우리에게(uns, [운스]): 어딜 가든지 누구와 동행하느냐가 얼마나 기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를 날마다 깨닫는다. 특히 엄마 아빠와 함께 한 런던 여행 이후에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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