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출근길 메이트 MBC FM4U <굿모닝 fm 장성규입니다>는 매주 화요일 '세바시'를 오마주한 '아쬐바시(아침을 쬐끔 바꾸는 시간)'라는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아쬐바시의 고정 게스트는 김찬용 도슨트(무려 국내 1세대 도슨트!)인데, 미술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귀를 쫑긋 할 정도로 한 화가의 생애나 미술사조를 쉽게 설명하신다. 어렵거나 복잡한 걸 쉽게 설명하고 기록하는 건 그야말로 고수의 영역이다. 신출내기 기록가인 나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듣고 읽으며 배우려 하는데, 그 과정이 꽤나 재밌다. 김찬용 도슨트 덕분에 매주 화요일 출근길이 덜 피곤해졌다. 을지로 3가에 도착할 즈음에는 이제 막 김찬용 도슨트의 설명이 무르익었을 때인데, 그날그날의 주제에 따라 사무실까지 걸어가는 길이 모네의 정원에 되었다가 호크니의 수영장이 되기도 한다.
라디오로 김찬용 도슨트와 (일방적으로) 친해지자, 자연스레 그의 신간 <아트 내비게이션>에도 손이 갔다. 대학 시절 서양미술사 교양 수업을 들었던 때가 미술사조를 쭉 훑어봤던 가장 최근이니(그게 지금 몇 년 전인지), '난 미술을 모르오'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고맙게도 <아트 내비게이션>은 나의 생활을 다채롭게 해주는 미술(그리고 더 넓게는 예술)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다시 봐도 참, 쉽게 잘 썼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호기심이야말로 미술사의 동력일 거란 생각도 들었다. 미술/예술은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탐하는 데만 치중하고 소수 엘리트 혹은 부유층만의 전유물로만 남을 수 있었지만(비록 시작은 그러했지만), 지금은 공공미술을 논하며 '누구나 미술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유독 흥미로웠던 미술 트렌드는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플럭서스처럼 '지극히 현대적'이라고 평가받는 트렌드였는데, 아마도 미술/예술의 사회 참여적 성향(일종의 저항력)을 확인할 수 있어 기쁜 마음이 크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도 '변태 중의 변태'인 줄로만 알았던 현대 미술가/예술가(그렇게 얘기해야 그들의 작품을 충분히 이해 못하는 나를 위로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적이 아주 많다)에게 그간 품어온 의구심을 사죄하고도 싶어 졌다. '다 뜻이 있어서 그랬던 거군요. 어쨌거나 당신들도 이 세상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었군요,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