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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향
도시를 닮은 화분 조경을 보다가
by
프로이데 전주현
Apr 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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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에서 처음 마주한 너는 무리를 지어 있더라도 결코 다른 이들에게 융화되는 법이 없었다 매일같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서
화란(和蘭) 쪽을
바라보았다 버스 정류장 옆 사거리 신호등이 바뀌는 걸 지켜보기만 할 뿐 스스로 화단을 나서는 일은 결코 없었다
이따금 봄을 준비하는 도시 조경사가 뿌리 쪽까지 흙을 만지작 거리긴 했지만 이따금 고층 빌딩 외벽에 반사된 햇볕이 기지개를 켜게 했지만 끔뻑이는 신호등 보기는
여
전히 일상이었다
빨간불
파란불
빨간불
파란불
... 왜 어른들은 초록불이다,라고 하지 않고 파란불이다,라고 하는 건지
그러는 사이에 너는 품고 태어난 향기를 도시에 도둑맞았
다
초록이 파랑이 되도록 풍차가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도록
*문향(聞香): 향내를 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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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향기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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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데 전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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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다 버린 구원을 너와 함께 주워오고 싶다
저자
지음지기의 쓰는 사람. 독일어 강사이자 문장 수집가, 스크랩북 메이커. 라디오와 함께 하는 일상과 평생 외국어를 공부하는 인생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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