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막을 걸으려고 해. 네가 던져준 꽃 한 다발이 마르고 바스락거릴 때까지. ⠀ 한 달 정도 모래 위를 누빌 거야. 낮에는 태양의 영광에, 밤에는 빼곡한 별들의 풍경에 번번이 압도되면서. ⠀ 샘을 발견한다고들 하더라. 모래 위 생활을 하다 하다가 발바닥이 모래 반 살 반이 될 쯤에 말이야. ⠀ 목을 축이기도 전에 물가에서 손으로 물장구부터 칠 거야. 참방, 첨벙, 아니. 수면 위를 톡톡 두드릴 테지. 찰, 찰찰, 찰, 찰찰, 찰찰찰, 찰찰찰. 그러다 찰찰찰, 찰찰, 찰, 찰. 모래 위에서 꽃잎이 메말라 가는 소리를 듣는다면 너를 부를 거야.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어른 놀이를 그만두자면서. 물가에서 멀어져 모래 밑으로 발을 푹 담갔다가 모래 더미 안으로 깊숙이 빠져보려 해. 모래 위 두 발도 꽃잎도 함께 으스러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