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껏 도약해보렴 햇살 아래에서 눈을 비비며 조는 한이 있더라도 야옹하며 따르던 가족이 눈앞에서 휑 사라지더라도
발 밑, 폭신한 땅이 있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공기가 있질 않니 색색의 얼굴을 하고서 세상을 사랑할 수 있도록 검은색, 주황색, 흰색 섞어가며 보드라운 얼굴을 색칠해 두었단다 익숙지 않는 길이더라도 눈에 익은 클로버 한 잎 찾으며 계속해서 걸을 수 있도록 자연에게 편지를 보내 두었단다 부디 고요히 지금처럼 자라나 달라고 가장 좋아하는 계절만 꼽으며 기다리기보다는 매 계절을 온전히 보여주고 누려달라고
언젠가 정원의 저편, 멀찍이서 뒤돌아 내게 손을 흔들어 준다면 입을 벌리고 무어라 말해 준다면 나의 여름은 그때서야 쨍하고 빛날 것 같구나 비록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더라도 말이야 메미소리에 묻힌 울음이 억울해지다가도 후련할 것 같구나
네게 마련된 정원을 걸어보렴 아가야 야옹하는 소리가 잦아들더라도 한 두 방울 떨어지는 하늘의 울음에 두 발이 젖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