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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이데 전주현 Sep 19. 2020

21. 빨간 나비넥타이를 한 노란 곰

하리보의 고장에서 맛보는 신상품 '커플 하리보'

16.12.12 월요일 (어게인)


마니아들에겐 알려진 내용이지만 본은 하리보의 도시로도 유명하다(하리보 공장이 이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 우리나라의 초코파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하는 CM송으로 유명하듯, 독일에선 하리보의 CM송을 모두가 읊고 다닐 정도다. "Haribo macht Kinder froh, Erwachsene ebenso(하리보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줘요, 어른들도 마가지죠)"


공장 견학을 가기엔 일정이 빠듯하고, 대신에 대성당에서 도보로 움직일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하리보 가게를 둘러보기로 했다. 역시나, 하리보의 고장답게 가게는 남다른 규모를 자랑했다.


하리보의 마스코트 곰돌이 간판 뒤로 본의 대성당이 보인다.
벽면에 장식되어 있는 대형 젤리곰돌이가 참 귀여웠다. 꼭 배게같이 생겼었는데...


독일어를 처음 배우던 시절, 교수님께선 숙제를 성실히 해온 동기들에게 보상 삼아 하리보 젤리를 하나씩 주시곤 했다. (어린 시절엔 영어학원 선생님들이 내게 그렇게 하더니, 대학생이 되어서도 어쩜 하나도 변한 게 없던지.) 하리보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달콤했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달콤한 보상 만큼 더 많은 학업양이 뒤따랐다.


국내 들어와 있는 하리보의 종류는 매우 제한적이다. 독일 대형마트에 가면 왼쪽 진열대부터 오른쪽 진열대까지 꽤나 긴 복도에 하리보가 쭉 들어앉아 있을 정도다. 시즌별 한정품과 신상품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본에서 구경한 하리보 가게에도 제각각의 하리보들이 알록달록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달콤한 향이 가득했다.


신상품 시식 코너가 보였는데, 그중에는 하리보의 대표 상품은 아무래도 '곰돌이 젤리(Gummibären)'에 도전장을 내민 일명 '커플 곰돌이 젤리'였다. 두 손을 맞잡은 곰돌이 한 쌍 모양을 하고서, 곰돌이 별로 다른 맛을 내는 젤리라고 한다. 곰돌이의 색깔별로 어떤 맛이 나는지, 퀴즈를 벌이기도 했는데, 괜히 굳게 맞잡은 두 손을 끊어 먹는 것부터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커플 하리보'를 몇 봉지를 선물로 산 후, 베토벤 하우스와 본 시청사를 구경한 후 뤼벤 하아 기차에 오르기로 했다. 본을 떠나기 전까지 손톱 끝에서 과일향이 떠나질 않는 느낌이다.



신상 '커플 하리보 곰돌이'의 모습






To. Readers

우리에게(uns, [운스]):  젤리만이 줄 수 있는 입 안의 즐거움이 있다. 쫀득쫀득한 젤리를 질겅질겅 씹다 보면 껌도 아닌 게 캐러멜도 아닌 게 묘한 매력이 있구나, 하게 된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젤리가 심어주는 이미지는 꽤나 귀여운 편인데, 평소 좋아라 하는 이동진 영화 평론가님이 (그 지적인 동진님께서!) 마이구미를 즐겨 드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젤리만의 귀여운 느낌이 확 와 닿았다. 글을 쓰는 김에, 마이구미 한 봉지 사러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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