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독일
땅 위 베를린 풍경이 다소 회색빛이었던 반면, 땅 속은 달랐다. 샛노란 지하철을 보고 있으면 비틀스의 옐로 섭마린(yellow submarine)을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진한 나무색이 지하철 벽면을 이루고, 그 옆엔 형광기 있는 분홍색과 짙은 남색이 어우러진 얼룩무늬 좌석이 가득하다.
할아버지의 서가에 들어온 느낌도 나고 술래를 피해 숨어든 옷장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럴 때마다 브란덴부르크 문 아이콘으로 치장한 지하철 창문이 '여긴 베를린이야' 하며 끼어든다. 평범한 장소조차 새롭게 받아들이고 관찰하는 걸 보니 나는 확실히 여행자인가 보다.
*쿠델무델 (Kuddelmuddel): 독일어로 '뒤죽박죽'이란 뜻의 형용사
*프로이데 (Freude): 독일어로 '기쁨'이란 뜻의 명사. 나의 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