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몰리기 전의 성베드로성당은 고요했다. 아침 미사를 드리는 신부와 사제, 수녀와 하루를 일찍 시작한 소수의 방문객이 전부였고,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앞이 휑할 정도였다.
입구 중앙에서 보이는 제단 바로 위에는 로마 어디에서나 보이게끔 설계한 쿠폴라가 있었다. 쿠폴라의 정중앙 아래에 서서 위를 올려다보았다. 풍경화의 소실점처럼 모여서 고집쟁이처럼 입을 꾹 닫은 꼭대기, 높고 아득한 꼭대기. 하늘에 닿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이 보였다. 화려하게 치장했지만 처절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마음. 그곳에는 계획이 많았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이토록 화려한 예배당이 가톨릭 교회의 위세가 제일이던 당시에는 오죽했을까. 루터가 종교개혁을 품을 법도 했다면서 예배당을 나왔다.
- 쿠폴라(cupola): 이탈리아어로 '돔(dome)'을 지칭한다.
*쿠델무델 (Kuddelmuddel): 독일어로 '뒤죽박죽'이란 뜻의 형용사 *프로이데 (Freude): 독일어로 '기쁨'이란 뜻의 명사. 나의 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