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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이데 전주현 Oct 09. 2020

41. 종강의 단맛, 다시 펼친 일기장

 2학기(봄여름학기)를 준비하기 전에

17.01.28 토요일


그동안 간간히 일기를 써왔지만 처음으로 치르는 법대 수업(Law of International Organizations) 시험을 치르느라 일기를 연달아 거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루 단 한 문장이라도 쓰자'던 일기장과의 약속이 4일간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미안해 일기장아).


1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하던 기숙사방 풍경. 온돌 없는 바닥에 수면양말 한 켤레와 뻐근한 어깨를 위한 스트레칭 요가매트는 필수다.


기말고사를 다 치렀다.  프랑스어 수업, 유럽 환경정책, 전공필수 TGPE 수업, 유럽 교육사, 세계사 수업 등 대부분의 과목들은 그럭저럭 기분 좋게 끝냈는데, 문제는 오늘 치른 법대 시험이다. 아무래도 제대로 망친 느낌이다. 함께 수업을 들은 친구들에게 '시험 어땠어?'하고 물어보았다. 다들 어려웠다고 했다. 그래, 내게 어려운 문제는 다른 사람도 어렵게 풀었을 거다. 그렇지만 개념과 맥락 이해 위주로 공부를 했던 내게 '변호사의 사고체계'를 갖추고서 3시간 동안 9개의 서술형 문제를 푸는 건 좀 벅찼다. 2학기 이후 여름방학 동안 치러질 재시험에서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이번에는 스터디 모임이라도 만들어야지, 혼자서는 다소 무리 있는 일정일 것 같다. 2학기에는 수업 말고도 논문까지도 준비해야 다. 1년 만에 끝나는 석사 과정은 그만큼 밀도 높고 빡빡한 거였다. 만만하게 볼 게 아니었다 정말.


그래도 당분간은 일상 같은 날들로 하루를 계획하고 봄여름을 보낼 수 있겠다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시험이 끝났을 때의 해방감은 그렇게나 많이 경험했는데도 매번 새롭다. 참 달다.)


내일은 1학기 종강 기념으로 한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La La Land>를 보러 영화관 나들이를 해볼까 싶다. 또 3-4월 중에 있을 2박 3일 스트라스부르 수학여행을 신청하러 행정실에도 들러야겠다.


전공필수 수업 TGPE 기말고사 참가 확인증을 받고서 스트라스부르 수학여행 프로그램 안을 받아왔다. 멋진 3월이 될 것 같은 기분!





To. Readers

우리에게(uns, [운스]): 뤼벤대학교에서의 시험기간 중 나의 최대 즐거움은 '간식 챙기기'였다. 나만을 위한 자그마한 위로라고나 할까, 건강하지만 맛도 있는 간식들로 스스로를 응원해주고 싶었다. 1월 중순부터 말까지의 사진첩을 살펴보니, 역시나. 먹을 것 사진이 대부분이다.


바게트 하나에 허브 크림치즈를 발라먹거나(좌) - 막 불이 켜지는 이른 아침,도서관 앞 계단에서 개관을 기다리거나 (중) - 선악과를 떠올리게 하는 문구가 붙은 사과를 먹거나(우)
책상 앞 창문 위를 올려다보거나(좌) - 잘 익은 아보카도에 후추를 뿌려 먹거나 (중) - 침대 위에 엎드려 억지로 책을 읽거나(우)
알새우칩과 맛이 똑같았던 웬 과자 한 봉지를 뜯거나(좌) 수제비같은 식감을 내는 파스타에 새우와 각종 야채를 더해 요리하거나(우), 좌충우둘 나의 1학기 기말고사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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