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음지기 첫 전시 <글그림 씨의 편지>
십년지기 친구가 창작 동료 "지음지기"가 된 사연을 담은 전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무엇이 우리(지음지기)를 함께하게 하냐는 질문. “함께함이 좋으니까요,” 하고 답했다. 그랬더니 투정 어린 말이 되돌아왔다. “아니 그거 말고, 좀 더 명확한 이유 없나요?” 우리는 질문자에게 만족스러운 답변을 찾으면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그렇게 인사를 대신하고 차를 탔다.
“함께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은 걸까?”
“보통은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런가 보네.”
“쓸쓸하네, 그거.”
“그러게. 쓸쓸해.”
제법 철학적인 질문을 시트콤으로 풀어가면서, 우리는 여전히 함께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 우리는 글그림 씨에게 편지 한 통을 부탁했다. 함께 했을 때의 즐거움을 담아내면서도, ‘영국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행운의 편지 형식을 빌려 엄숙하게 써달라고.
이 편지는 2014년 압구정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2022년부터는 지음지기란 이름으로 한국 독립출판계를 한 바퀴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 지금은 당신에게로 옮겨졌습니다. 이 편지는 2025년 6월 20일부터 7월 5일까지 당신 곁에 머물다 떠나야 합니다.
당신에게 숙제를 주고자 합니다. 어디까지나 당신을 위해 제안하는 겁니다. 우선, 편지를 손에 쥔 채 방산시장 A동 그래서 책방의 쇼룸으로 가세요. 그곳에서 창작의 재료를 보고, 읽고, 그 뒷이야기를 직접 이어서 그리거나 써주십시오.
전시장을 나오기 전, 일상 속 창작이 꿈틀대길 바라는 주변 사람에게 이 편지를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복사해도 DM을 보내도 좋습니다. 함께 쓰고 그리는 시간을 통해 우리는 은연중에 서로 심심한 위로의 인사를 나누게 될 겁니다. 오늘도 쓰셨군요, 오늘도 그리셨군요, 오늘도 함께 하셨군요, 하는…
그러다 보면 입꼬리가 씩 올라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행운을 빕니다.
/전시
글그림 씨*의 편지
(* 글그림 씨는 의인화된 지음지기로,『숲에서 도토리 한 알을 주웠습니다』의 서문에 처음 등장했다. 글과 그림, 쓰는 사람과 그리는 사람이 함께하는 팀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가상의 인물인 셈이다.)
/기간
25.06.20 - 07.05
(그래서책방 @glaeso_book 영업일과 동일: 10-18시 오픈, 목&일 휴무, 마지막날은 16시까지 오픈)
/장소
그래서책방 옆 그래서쇼룸
(@glaeso_show 방산종합시장 A동 2층 101호)
"함께 그리고 씁니다. 개인의 일상을 연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