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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이데 전주현 Nov 04. 2020

67. 루브르의 이름으로 명한다, 위성 박물관!

ESSEC 비즈니스 스쿨 봄 계절학기 노트(5)

17.04.06 목요일


오늘 수업의 주제는 박물관과 미술관. 관련 주제들이 무궁무진하지만 그중 '박물관/미술관의 민주주의화'에 주목해 보기로 했다. 프랑스의 문화예술 산업은 파리에 심각하게 (아주 심각하게) 집중되어 있다. 때문에 지역 간 문화예술력(?)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파리 외 지역, 특히 실업률이 높거나 학력이 낮은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박물관/미술관을 옮겨 박물관과 미술관, 더 나아가서는 문화 예술을 민주주의화하는 작업들이 하나둘씩 이뤄지고 있다. 그러한 노력은 지역 내 관광 수입을 창출함과 동시에 문화예술 경험이 낯설거나 전무후무한 지역 주민들에게 '삶 속의 문화 체험의 장'을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곤 한다. 때문에 정부에서도 적극 장려하는 정책이자 박물관과 미술관에서도 전략적으로 긍정적 이미지 마케팅과 문화예술 기회의 대중화라는 대의(?)를 위해 자주 활용하는 경영 전략이라고 한다.


교수님께선 박물관/미술관 민주주의화의 예시로 '루브르 랑스(Louvre Lens)'를 소개해 주셨다. 랑스는 이전에는 탄광 산업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지역 산업 또한 활성화되어 꽤나 시끌벅적하고 먹고살만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지금은 각종 실업난과 사회 문제로 고초를 겪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프랑스의 상징 중 하나와도 같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위성 박물관(satellite museum)'인 루브르 랑스를 지은 것이다. 예술로의 접근 장벽을 낮추고(대중화하고), 문화 예술 산업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또 지역 주민들과 어쩌면 이곳을 찾을지도 모르는 관광객들의 삶 속에 '위로하고 쉬어가는 예술'의 기회를 제공하고... 루브르 랑스에게 주어진 고제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리고 다행히도, 루브르 랑스는 지역 내 새로운 변화의 바람, 긍정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박물관/미술관의 민주주의화 정책 및 경영은 '문화 예술 산업은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해!'라는 식의 (어떻게 보면) 다소 규범적인 입장에서 시작되었다. 성과나 손익만을 따지는 정책과 경영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담아낸 움직임인 듯하여 자꾸만 눈여겨보게 된달까. 하지만 멋진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해당 정책과 경영의 관건은 박물관의 지속성과 미래에 달려 있다. 루브르 랑스의 긍정적 효과가 일시적이라면 과연 랑스에서 박물관과 미술관이 계속해서 환영받을 수 있을까?


이렇게 루브르 랑스의 사례를 통해 결국 또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박물관과 같은 문화예술기관의 미래이다. 미래의 박물관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며, 어떤 모습을 해야만 하는 걸까?


오늘의 수업 도중의 풍경: 점심시간은 한가로우나 금방 배가 고파지는 메뉴들 뿐이다.





To. Readers

우리에게(uns, [운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아부다비를 경유하여 신혼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서 루브르 아부다비의 한 기념 카드를 선물로 받았다. 루브르가 아부다비에 있다고?!

루브르 랑스가 지역 격차 해소 및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적 사안에 해당했다면, 루브르 아부다비는 국제 문화 협력과 외교와 관련 있는 예시가 아닐까?

이제 루브르란 이름을 걸고, 프랑스 외 지역에도 위성 박물관을 세우고 운영하다니. 루브르의 경영 전략, 그리고 프랑스의 문화 외교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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