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로이데 전주현 Nov 17. 2020

80. 베르나데뜨 선생님께

좀 더 멋진 걸 드리고 싶었는데.뤼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선생님?

17.05.16 화요일



2학기에 걸쳐 함께 한 베르나데뜨 선생님과의 불어 수업이 오늘로 끝났다. 최대한 배운 것들을 활용하여 선생님께 손편지를 적어드리면서 지난 2학기의 배움에 감사를 표해 보았다. 매주 2회씩 저녁 수업을 듣고 나서 밤 열 시가 다 된 시간에 기숙사로 돌아가면서 즐기는 뤼벤의 밤 풍경이 참 이뻤는데, 어쩜 마지막 수업이 있는 오늘도 여전히 이쁘다.


다른 어떤 수업의 선생님들보다도 외국어 수업 선생님들께는 유독 쉽게 정을 붙이는 편이다. 오래 동안 비교적 자유롭고 액티브 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수업이 외국어 수업이라 생각해 왔다. 그래서 외국어 선생님들의 에너지를 다른 과목의 선생님들보다는 좀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적인 선물들을 드리면 좀 더 색다른 선물이 될까 봐 기숙사 방을 한동안 뒤져 보았다. 하지만 드릴 게 마땅치 않아 우선은 양보다 질로, 유럽 커피들과는 색다른 매력이 있는 한국 표 믹스커피들을 고이고이 아껴두었다가 선생님께 드릴 손편지와 함께 포장했다. 혹 기껏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표현이나 문법을 편지 본문에서 틀리진 않을까 괜히 눈치를 보다가, '에라 모르겠다, 나는 외국인이니 완벽할 수는 없지'하는 마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가장 큰 의의를 두었다. 그러고 나서도 조금은 찔린 나머지 편지의 맨 마지막 부분에 '틀려도 고쳐서 돌려주지 마세요'하고 적어 두었다. 


나의 선생님, 베르나데뜨, 그간의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불어 공부를 하겠어요. 건강하세요!








Chère Bernadette(베르나데뜨 선생님께), 

C'est moi, Juhyun. J'écrie cette lettre pour remercier vous de deux semestres au CLT. J'ai dessiné beaucoup de agendas à Louvain en Corée et le premier agenda, c'était 'appredre le français'. Grâce à vous, j'ai amusé le français bein et mon rêve pour travailler à l'organisation internationale dans le futur devient plus près de moi. Encore, je vous remercie pour le bon cours. J'envoie un petit cadeau pour vous: deux paquets de café instantané de Corée. Quand vous voulez goûter les sucrèries pour  goûter, avex un peu d'eau, essayez-vous! (저예요, 주현. CLT에서의 2학기 (수업)에 감사드리기 위해 이 편지를 씁니다. 한국에서 뤼벤에서 할 일들을 많이 그려보았었는데요, 그중 가장 첫 번째가 '프랑스어 배우기'였어요. 선생님 덕분에 프랑스에 재미를 붙이고 훗날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제 꿈이 조금 더 가까워졌어요. 또한 선생님의 멋진 수업에도 감사드립니다.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한국산 인스턴트커피 두 봉지입니다. 간식으로 단 걸 드시고 시을 때 물을 조금 붓고서 한 번 드셔 보세요.)

Gros bisous,
Juhyun
Mai 16, 2017

(사랑을 담아,
주현
2017년 5월 16일)

*Attention: Veuillez ne pas corriger. :)
*추신: (제 편지를) 교정하진 말아주세요. :)
매거진의 이전글 79. 타지가 점점 일상 공간이 되어 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